오늘 첫방 ‘징비록’, ‘정도전’의 무게를 견뎌라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02.14 06: 29

KBS 1TV 대하드라마 ‘징비록’이 오늘(14일) 대망의 문을 연다.
평소라면 조용히 넘어갔을지도 모르는 이 드라마의 시작에 많은 이들의 시선이 쏠리는 것은 전작이라 할 수 있는 ‘정도전’ 때문이다. 시청률 뿐 아니라 카리스마 넘치는 중견 배우들의 연기와 현실 정치를 꼬집는 촌철살인 대사로 매회 화제를 모았던 ‘정도전’은 오랜만에 KBS 1TV가 내놓은,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사극이었다.
14일 오후 9시 40분 첫 방송되는 KBS 1TV 대하드라마 ‘징비록’(극본 정형수 정지연 연출 김상휘)은 임진왜란을 겪은 나라와 백성을 지키고자 했던 혁신 리더 류성룡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류성룡이 국가 위기관리 노하우와 실리 위주의 국정 철학을 집대성해 미집필한 동명의 저서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최근 정통 대하사극은 사극 마니아층만이 보는 고루한 느낌의 드라마로 치부 받았던 게 사실이다. 시청률이 높다고 해서 일정 이상의 관심을 받지 못했고, 정통 사극보다는 액션, 로맨스 등이 혼합된 퓨전 사극이 ‘트렌디’한 것으로 여겨졌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기대 이상의 큰 성공을 거둬낸 것이 ‘정도전’이다. ‘정도전’의 인기는 실로 엄청나서 매회 방송이 끝날 때마다 인물들의 대사가 ‘어록’으로 정리될 정도였다. 결국 지난해 방송국 연말 시상식에서 ‘정도전’의 두 주연배우 및 여타 배우, 제작진은 상을 휩쓸었다.
이제 시청자들의 눈과 귀는 자연스럽게 ‘정도전’의 후속 ‘징비록’에 모아졌다. 여러모로 비교가 불가피한 상황. 실제 지난 5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가장 많이 화제가 됐던 것은 ‘정도전’과의 차이점, 차별 점이었다. 결국 ‘징비록’이 이겨야 할 것은 ‘정도전’과 비교했을 때 그와 비슷하거나 혹은 더 감동적이고 임팩트 있는 작품을 원하는 시청자 기대감의 무게다.
연기파 배우인 김상중과 김태우가 조재현-유동근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존재감으로만 보면 결코 뒤지지 않는다. 연출을 맡은 김상휘 감독의 말에 따르면 임진왜란과 같은 전쟁을 다룰 뿐 아니라 16세기 동북아 정세 전반을 다루기에 ‘정도전’보다 스케일이 더 커졌다. 그러면서도 방점이 찍힌 것은 ‘정도전’처럼 정치인들의 정쟁을 다룬 정치극이라는 점.
여기서 ‘징비록’이 택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선택은 ‘정도전’의 성공을 가능케 했던 정치드라마의 장점을 잘 살리되, ‘징비록’만의 무기도 개발해 가는 것이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을 터. 기대감 속에 출발하는 ‘징비록’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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