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스타‘ 오승환, 철가면에서 스마일맨된 이유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2.14 06: 00

2005년 KBO에 데뷔했을 때와 마찬가지였다. 오승환(33)은 일본에서도 데뷔시즌에 최정상에 올랐다. 일본 최고 인기구단 중 하나인 한신의 수호신으로서, 오승환의 일거수일투족은 현지 언론으로부터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오승환은 2014시즌 64경기에 등판해 2승 4패 39세이브 평균자책점 1.76으로 활약했고 센트럴리그 세이브 타이틀을 차지했다. 신인이었던 2005시즌부터 2013시즌까지 삼성의 뒷문을 확실히 책임졌던 모습을 일본에서도 그대로 재현했다.
무엇보다 오승환은 지난해 클라이맥스 시리즈에서 더할 나위 없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라이벌 팀들과의 시리즈 6경기에 모두 등판해 4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16을 찍었다. 특히 한신의 영원한 숙적, 요미우리를 제압하는데 선봉장 역할을 했다. 그러면서 한신은 9년 만에 일본시리즈에 진출했다. 비록 일본시리즈 우승까지 닿지는 못했지만, 이미 한신 팬들은 요미우리를 완벽히 꺾은 데에 쾌감을 느꼈고, 그 중심에는 오승환이 있었다.

오승환을 향한 열기는 현지에서 일본 취재진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오사카 매체들은 아예 ‘오승환 전담기자’를 배치, 오승환의 모든 것을 취재한다. 오승환은 지난 13일 한국 취재진과 만나 일본의 오승환 전담기자들에 대해 “불펜 투구수는 물론, 캐치볼수와 연습배팅에서 몇 개의 공을 쳤는지까지 모두 기록하신다. 야구 외적인 것도 다 보고 계시더라. 숨어있어도 어디 숨어 있는지 까지 다 아신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오승환은 한신에 온 후 유독 많이 웃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했다. 오승환은 한국에선 마운드에 오를 때면 ‘철가면’이라 불릴 정도로 포커페이스였다. 그러나 일본에선 경기 전후, 혹은 경기 외적인 사진을 통해 웃는 모습이 꾸준히 포착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철가면에서 스마일맨으로 변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를 두고 오승환은 “여기는 취재진이 워낙 많다. 정말 여러 장의 사진이 찍혀서 나간다. 그냥 단순하게 러닝 하는 것도 계속 찍힌다. 그러다보니 웃게 된다. 이왕 사진 찍히는 거 웃는 게 낫지 않나. 웃는 사진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며 조금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덧붙여 오승환은 이렇게 자신을 향한 여러 사람들의 관심이 힘이 된다고 했다. 오사카에 있는 한신 팬들이 매년 스프링캠프를 보기 위해 오키나와로 우르르 몰려오는 것과 관련해 “나는 이렇게 훈련까지 팬들이 보시는 게 괜찮은 것 같다. 아무래도 보는 눈이 있으면 느슨해지지 않게 된다. 팬분들의 관심이 나를 더 훈련에 집중하게 하는 것 같다”고 강한 정신력을 드러냈다.
한편 오승환은 현재 순조롭게 2015시즌을 준비 중이다. 오승환은 “작년과 큰 차이는 없다. 그래도 한 번 해본만큼, 훈련 일정을 이미 알고 있다는 것 정도는 차이점인 것 같다”며 “일정대로 몸을 만드는 중이다. 아직 언제 실전에 나설지는 모르겠다. 개막일인 3월 27일만 생각하고 있다”고 리그 구원왕 2연패를 향한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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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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