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S존 축소 논란… 류현진도 영향?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2.14 09: 55

KBO 리그는 올해 스트라이크존을 넓힌다. 높은 공을 좀 더 후하게 잡아주기로 했다. 바다 건너 메이저리그(MLB)도 스트라이크존 논란이 뜨겁다. 하지만 방향은 반대다. 낮은 쪽을 좁히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아직 개정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만약 확정된다면 류현진(28, LA 다저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 야후스포츠의 제프 파산은 13일(한국시간) 스트라이크존 축소에 대한 컬럼을 실어 뜨거운 반응을 불러 모았다. 요약하면 최근의 투고타저 양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낮은 코스의 스트라이크존을 좁힐 수 있다는 것이다. 파산에 의하면 이 안건은 이미 MLB 규칙위원회에 상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까지 살펴본 결과를 토대로 스트라이크존을 재배열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MLB에서 스트라이크존이 명시적으로 바뀐 것은 지난 1996년이 마지막이었다. 원래 MLB의 스트라이크존은 무릎 위쪽이 하한선이었다. 그러나 1996년 당시 이것을 슬개골의 약간 아래까지 확대시키며 지금의 17인치 스트라이크존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최근에는 스트라이크존이 더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 지난해 10월 MLB의 투구 추적 프로그램(PITCHF/x)를 분석한 결과 2014년 스트라이크존은 2008년에 비해 9%가 넓어졌다.

이 때문이지 지난해 MLB는 경기당 평균득점이 4.07점에 그쳤다. 이는 2차 대전 이후 13번째로 낮은 수치이며 1981년 이후 최저 수치이기도 하다. 팽팽한 투수전도 충분히 흥미를 모을 수 있지만 관중들이 볼 때는 ‘적절한 점수’가 나야 재밌다. 가뜩이나 흥행에 민감한 MLB다. 계속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결국 스트라이크존에 손을 댈 것이라는 전망이다.
큰 장애물은 있다. 경기 시간이다. MLB는 최근 늘어난 경기 시간을 줄이길 원한다. 3시간 내, 길어도 3시간 언저리에서 끝나야 가장 이상적이라고 본다. 마이너리그에서는 KBO의 ‘스피드업’ 규정과 비슷한 룰이 올해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 성과가 있을 경우 노사합의를 통해 MLB에도 적용시킨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지면 득점이 늘어날 확률이 높고, 득점이 늘어나면 경기 시간은 늘어날 공산이 매우 크다. 이 때문에 스트라이크존 축소를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그러나 올해 이상의 투고타저가 계속 이어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빠르면 2016년 스트라이크존이 변경될 가능성이 생긴다. 그렇다면 투수들은 중대한 도전에 임해야 한다. 선수마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존에 적응해야 하고, 극단적으로는 자신의 주무기나 투구 패턴을 바꿔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벌써 난리다. 정교한 제구, 그리고 낮게 떨어지는 공을 주무기로 삼는 투수들이 많은 일본 투수들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렇다면 류현진은 어떨까. 류현진은 정교한 제구를 가장 큰 무기로 삼는 투수다. 구종 개발보다는 제구가 중요하다는 확고한 지론이 있다. 특히 바깥쪽을 잘 이용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류현진의 지난해 9이닝당 볼넷 개수는 1.72개로 리그 20위권 내에 드는 뛰어난 성적이었다. 맞는 한이 있더라도 걸어 내보내지는 않을 정도의 제구가 있었던 셈이다.
바깥쪽을 잘 이용하면서 몸쪽 낮은 코스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패턴도 쏠쏠히 먹혔다. 우타자는 류현진의 체인지업과 몸쪽 낮은 공 조합을 어려워할 수밖에 없다. 이를 고려하면 어찌됐건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다만 그 영향은 모든 투수들에게 동일하다. 또한 제구가 좋은 류현진은 그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수 있다는 가정도 성립된다. 대개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이런 변화에도 잘 적응한다는 진리는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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