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를 인수, 부산 시민을 위한 시민구단으로 만들겠다는 꿈은 과연 현실성이 있을까.
지난 3일 '부산자이언츠 협동조합 기획단'(이하 기획단)은 롯데 자이언츠의 구단 운영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인수 뒤 시민구단으로 꾸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6일 기획단은 부산 YMCA에서 공청회를 열었다. 공청회에서도 이들은 구체화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고, 여론은 점점 싸늘해지고 있다.
이번 시민구단 추진에 있어서 중요한 과제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자금, 두 번째는 인수 가능성이다. 기획단에서는 30만명의 조합원이 30만원의 출자금을 내면 900억원이 조성되고, 월 회비 1만원이면 연간 360억원으로 구단 운영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과연 30만명을 모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과연 이들의 조합원 30만명 모집은 현실성이 있는 이야기일까. 지난 번 공청회에서 발제를 맡았던 김성오 한국협동조합창업경영지원센터 이사장은 13일 서신을 통해 "30만명 모집은 근거없는 자신감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가 주장한 근거를 살펴보자.
일단 그는 "한국에서 시민구단이 가능한 종목은 야구 뿐이다. 축구도 시민구단이 몇몇 있지만 적자를 내고 있다. 그리고 부산을 기반으로 한 야구단만이 프로구단 수준의 협동조합 구단으로 운영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고 전제했다. 야구에 관심이 많은 부산팬들이라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이어 그는 30만원의 출자금에 대해 "탈퇴할 때 원금에 늘어난 지분을 더해 찾아갈 수 있는 돈으로 일종의 보증금 내지 저축예금과 같다"고 했고, 월 1만원의 운영비만 내면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연간 이익금을 100억원으로 잡고, 이 금액이 조합원들에게 돌아가므로 실제로는 1인당 연 12만원이 아니라 8만7000원만 있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조합원으로 참여하기 위한 예비과정, 즉 ‘조합참여의향자’가 10만명 정도 모이면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이 정도 수준이 안 된다면 협동조합 전문가의 입장에서 냉정하게 협동조합구단 설립을 만류할 생각이다. 이는 상반기 중 결론이 날 일"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논란이 될 부분은 이들이 내세우는 조합원들에 대한 혜택 부분이다. 그는 "당연히 조합원이 아니면 표를 구하기 힘들 것인데, 조합원 우선 예매원칙이 적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협동조합 구단이 시합하는 부산의 구장 뿐 아니라 전국의 야구장에서 조합원 우선구매 원칙이 적용될 것"이라고 했는데, 사직구장에서 열릴 홈경기야 그렇다고 해도 원정경기 티켓판매 권리까지 침해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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