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는 근래에 보기 드문 독특한 캐릭터다. 자신의 마음을 가져간 남자의 모든 뒷조사를 하고(심지어 궁합까지 보고), "내 마음을 움직인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그러니 마음을 열라"고 돌직구 고백을 한다. 그 남자가 지독한 짝사랑에서 빠져있다는 사실에도 차분하게 "얽힌 관계가 내가 풀어보겠다"고 자신만만하다. 이런 사이다 같은 캐릭터, 밉지 않은 돌직구녀, 안소희가 사랑스럽게 소화하고 있다.
tvN '하트 투 하트'는 죽은 형에 대한 열등감으로 살아가는 정신과 의사 고이석(천정명)과 대인기피증 환자 차홍도(최강희)의 치유와 사랑을 그리고 있는 드라마다. 극 중 세로는 독특한 이름만큼이나 개성강한 캐릭터다. 고이석의 동생으로 미국에서 살다가 돌아온, 연기자를 꿈꾸는 배우 지망생이다.
두수(이재윤)와 사소한 일로 시비가 붙었다가 고소를 하네 마네 하는 해프닝을 겪게 되고, 세로는 결국 두수의 남자다움에 반한다. 이후 두수의 모든 뒷조사를 마치고, 궁합까지 좋다며 그를 좋아하겠노라 선포한다.

13일 방송에서 역시 세로의 독직구 고백은 계속됐다. 세로는 "두수씨가 좋아하는 여자가 우리 오빠 애인 홍도(최강희)라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며 "내 첫키스는 13살 때였다. 미국 애가 한번 해보자고 해서 했다. 하지만 나의 마음을 움직인 사람은 두수씨가 처음이다. 타이밍이 엇갈릴 때 만나서 안타깝지만, 엇갈린 관계를 풀어보고 싶다. 그러니 두수씨도 마음을 열어달라"고 돌직구 고백을 했다.
이후 세로의 적극적인 애정 공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연기 실습을 핑계로 일주일간 경찰서에 출입한 세로는 일주일 내내 차와 떡을 형사들에게 대접했고, 두수의 책상에 항상 꽃을 꽂아두는 열정을 보였다. 마지막날은 싫다는 두수 몰래 양형사(김기방)와 짜고 회식까지 마련했다. 술취한 두수가 자신이 보는 앞에서 짝사랑녀 홍도와 포옹을 하자, 마음이 아프기도 할텐데 아주 쿨하게 "복잡하네"라고 외쳤을 뿐이었다.
도대체 그런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 걸까? 방송 초반 초코렛을 그렇게 열심히 먹더니, 초코렛을 먹으면 그런 자신감이 생기는 걸까? 세로는 두수가 자기 사람이라는 것을 절대 의심하지 않는다. 눈 앞에서 다른 여자와 저렇게 포옹을 하고 있어도, 언제가는 자신에게 올 거라는 자신감. 이런 대책없는 자신감이야말로 세로 캐릭터의 가장 큰 매력이다. 그리고 이 대책없는 캐릭터가 한심한 4차원이 아니라 사랑스러운 여자로 보이는 건 아무래도 안소희 때문이지 싶다.
결국 세로의 소원대로 두수가 홍도를 잊고 세로를 봐주길, 그래서 또하나의 해피엔딩이 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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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투 하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