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호준, 그 매력이 죄로구나[Oh!쎈 초점]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5.02.14 09: 31

예능에 적합한 인물이 얼마나 많은데 왜 손호준일까.
본의 아니게 SBS '정글의 법칙'과 tvN '삼시세끼'에 동시 출연하게 된 손호준. 당초 게스트로 잠깐 '삼시세끼'에 얼굴을 비추려던 손호준은 배가 뜨지 못해 만재도에 며칠 있게 되더니, 장근석을 대신한 긴급 투입수로도 결정되고 말았다. '정글의 법칙'에서는 현재 방영되고 있는 프렌즈 특집편 이후 다음 여행에서도 손호준을 데려가기로 했다.
사실 예능은 정확한 방영 날짜를 알기 어려웠던 데다, '삼시세끼'의 경우 갑작스런 장근석 하차로 변수가 많아 손호준 입장에선 이같은 일을 쉽게 예측할 수 없었던 부분.

그런데 왜 '삼시세끼'가 손호준을 '그토록' 원했는지는 지난 13일 방송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매우 적극적이고 행동이 큰 차승원과 유해진에게는 손호준 같은 후배가 제일 필요했던 것. 여기서 손호준 같은 후배란, 다른 예능 신동들과 완전히 다른 매력을 가졌음을 뜻한다.
우선 그는 나서지 않았다. 적극적이지 않은 건 아니다. 하나를 시키면 둘을 해오는 센스를 가졌지만, 생색을 내거나 엉뚱한 일을 벌이지 않았다. 묵묵히 빛나지 않는 일을 하고도, 그저 선배들의 농담에 열심히 웃기만 하는 그는 방송 분량 욕심이 철철 흐르는 후배들과는 달랐다.
사실 그가 한 일이라곤 유해진이 낚시할때 함께 추위에 떨며 앉아있기. 라디오 갖다주기. 차승원이 요리할 때 잔심부름하기. '맛있냐'는 차승원의 질문에 '맛있다'고 답하기 정도. 그는 (방송상에서) 낚시대 한번 잡지 않았고, 뭔가를 해보겠다고 독자 행동을 하지 않았다. '맛있다' 조차도, 그 흔한 수식어 없이 그냥 '맛있다'가 전부.
궂은 일을 열심히 하는데 생색내지 않는 후배는 어딜 가나 사랑받는 요건 첫번째다. 아니나 다를까, 차승원은 게스르토 여자가 오는 것보다 손호준이 한번 더 오는 게 낫다고 했고, 유해진은 그리 애교가 많지도 않은 손호준을 진짜 예뻐했다.
그러고보면 손호준은 정말 애교가 없었다. 두 사람에게 부담스럽게 다가서지도 않았다. 사실 선배에게 '잘' 보여서 줄을 잘 서는 것 역시 많은 후배 연예인들이 중시하는 일 중에 하나다. 그런데 손호준은 누가 먼저 말을 걸기 전엔 말도 별로 없었다. 표정에도 추운 날씨와 고생이 고스란이 묻어나있다. 그래서 오히려 말 한마디, 리액션 하나 하나가 진정성을 획득했다. 유해진은 "잘 보이려고 아첨을 하지도 않는다"는 점을 높이 샀다.
그런 그는 '삼시세끼'의 또 다른 인기 요소인 산체와 벌이와도 궁합이 좋았다. 산체와 벌이는 손호준의 몸 위에 올라가서 싸우고 놀 만큼 손호준을 '편하게' 생각하는 듯했다.
ri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