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마녀사냥’ 성시경·허지웅, 미처 몰랐던 독설가의 속앓이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5.02.14 10: 00

이렇게 속앓이를 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여느 프로그램에서든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때로는 강한 표현으로 네티즌들로부터 비난을 받아도 이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여 일부 대중의 평가를 신경 쓰지 않는 듯 했다.
지난 13일 방송된 JTBC ‘마녀사냥’ 홍콩특집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MC 신동엽, 성시경, 허지웅, 유세윤이 서로의 마음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홍콩의 관광지에서 다시 한 번 우정을 다지는 내용이 그려졌다.
지난주 홍콩에서 MC들이 두 명씩 짝을 지어 대관람차를 탄 후 15분 동안 함께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그간 MC들은 시청자들의 사연에 귀 기울이는데 집중했지만 이번에는 자신, 그리고 서로에 집중했다. 생각보다 솔직한 발언에 놀라기도 했다.

신동엽은 “너(허지웅)랑 시경이 동갑내기니까 가끔 가다 부딪힐 때가 있는데 당연한거다. 나는 그게 좋다. 가식적인 애들이 아니라 그게 형의 입장에서 볼 때도 좋다”고 말했고 허지웅은 “그래서 시경이랑 애정관계라는 소문이 있는 것 같다. 이면의 뭔가를 느끼는 것 같다. 난 쟤(성시경) 많이 좋아한다. 나이 먹을수록 서로 다른 의견 얘기하면서 친구로 지낼 수 있는 사람이 되게 없다. 서로에게 많이 도움이 될 거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주에 이어 이날 방송에서도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얘기했다. 이번에는 동갑내기 친구 성시경과 허지웅이 한 대관람차에 탔다. 두 사람은 방송에서 보면 상당히 친한 듯 하지만 한 공간에 놓고 보니 의외로 어색함도 돌았다.
신동엽이 말한 대로 두 사람의 성향이 비슷해 부딪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이해할 수 있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이였다. 성시경이 “스트레스 받는 거 없냐”고 묻자 허지웅은 “되게 많다. 난 꽤 예민하고 사람들 반응을 예의 주시하는 편인데 되게 오랫동안 의견을 얘기하는 직업으로 ‘야 이 나쁜 놈아 너는 논란을 즐기냐’라는 말을 들어가면서도 성격상 자기 의견을 얘기해야 한다 해서 십 몇 년 동안 그 일을 해왔던 건데 요즘에는 어느 순간 맥이 풀린다. ‘이걸 내가 해명해서 뭐 하냐’는 생각이 든다”고 고백했다.
이어 “내 일을 남 일처럼 동떨어지게 생각하는 데 훈련이 잘 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한 번 어그러지면 또 어그러지고, 어그러지고 그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성시경은 “미움의 힘이란 엄청나서 전혀 신경을 안 쓰고 살 수가 없다. 백만명이 나를 만난 적도 없는데 온 힘을 다해서 나를 미워한다는 느낌을 받으면 ‘무슨 소리야’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그러니깐 연예인들이 정신과를 가는 거다. 근데 그런 거 할 팔자는 그런 거 해야 된다”며 그도 자신의 속마음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사실 성시경도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유해진 듯하다. 언제나 논리적으로 상황을 접근해 파악하고 얘기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 오해를 받기도 했다. 성시경은 “나도 사실은 그런 쪽이었다. 유승준 얘기든 안해도 되는데 해야 되는, 하고 싶기도 하고 한 다음에 욕먹으면 싫고 후회되고 싸우기 싫고 근데 그렇게 얘기해야 되는 사람들이 있다. 의견을 물어봤을 때 ‘난 잘 모르겠어’ 할 수 없는 성격이면 넌 직업적으로도 그렇고 어차피 최전방에 서야 된다면 감정을 줄여서 얘기하면 너가 덜 다치지 않을까. 네가 편안해지는 걸 다들 바라는 것 같다. 할 말은 하되 네가 한 계단 위에서 웃어주는 거 그게 좋다”라고 털어놓았다.
성시경과 허지웅, 두 사람 겉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강하고 누구의 말에도 흔들리지 않을 사람들 같았지만 생각보다 주변 사람들의 말을 신경 쓰고 있었고 속앓이를 하고 있었다. 어디에서도 들어보지 못했던 이들의 속내. 이 방송 후 여전히 그들을 향해 비난의 말을 던지는 네티즌들이 있지만, 때문에 방송이 재밌어지는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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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마녀사냥’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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