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하기만 했던 이 가족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익숙하지 않았던 화장실 때문에, 통하지 않는 말 때문에 그저 환경에 적응하기만 바빴던 이들은 이제, 한국에 있는 이웃들과 다를 바 없는 메찌레이 친구들과 조금씩 우정을 쌓아가고 있었다.
지난 13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용감한 가족’에서는 캄보디아 톤레사프 호수에서 이웃들과 소통하는 이문식, 심혜진, 박명수, 최정원, 민혁, 설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가족들은 이틀간의 갈등을 딛고 더욱 돈독한 사이가 됐다. 엄마 심혜진의 제안에 따라 각자 할 일을 찾아 나서기로 한 가족들은 팀을 짜서 움직였다. 심혜진과 큰 딸 최정원은 동네 여인들을 따라 그물을 고치기 위해 따라 나섰고, 삼촌 박명수와 막내 조카 설현은 동네 꼬마들과 함께 통발을 구입하기 위해 시장을 돌아다녔다. 아빠 이문식과 아들 민혁은 며칠간 계속됐던 어업을 잠시 쉬고 도움을 받았던 마을 이장님과 함께 휴식을 시간을 가졌다.

심혜진과 최정원은 마을 여인들과 함께 그물을 고치며 모처럼 여유로우면서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최정원은 독특한 음색(?)으로 노래를 불러 흥을 돋웠고, 심혜진은 마을 여인들과 손, 발을 써가며 대화를 했다.
이어 박명수와 설현은 힘 좋은 동네 꼬마 쌈밧의 도움으로 물 위에서 자유로이 돌아다닐 수 있었다. 또 쌈밧의 여동생은 박명수를 보자마자 품에 안겼고, 박명수는 “너무 예쁘다. 우리 민서 생각이 난다”며 귀여워했다. 쌈밧은 박명수와 설현을 도와 노를 저었던 이유에 대해 “남자도 잘생겼고 여자도 예쁘고 친절해서”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아이들에게 보답을 하고 싶었기 때문인지, 박명수는 통발을 사기 위해 갖고 있던 돈을 콜라 한 캔을 사는 데 사용하자고 말해 설현을 당황하게 했다. 앞서 엄마 심혜진은 미리 이 같은 일을 예상해 돈을 막내딸에게 맡긴 상황. 하지만 설현 역시 음료수를 먹고 싶어 하는 듯한 아이들의 모습에 마음이 흔들렸고, 끝내 캄보디아에서는 값비싼 캔음료를 사서 나눠마시고 말았다.
민혁은 자신의 아버지를 닮은 가상 아빠 이문식에게 휴식을 주고 싶어 했다. 그간 아빠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가장 많이 긴장된 모습을 보였던 이가 이문식이였기 때문이다. 이문식은 톤레사프 호수에 들어가 동네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했다. 또 민혁은 그간 톤레사프를 찾아온 가족들을 돌보느라 고생이 많았던 이장에게 안마를 해주며 고마움을 표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그간 ‘용감한 가족’의 가족들은 난생 처음 경험하는 캄보디아의 수상가옥 생활에 적응하느라 곤욕을 치렀다. 또 리얼리티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가족들은 있는 모습 그대로 자신의 개성을 보여줬고, 이 같은 개성은 서로 부딪치며 갈등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톤레사프 식 화장실에 난색하고, 한정된 정착금으로 인해 가게에서 돈을 깎는 가족들의 모습을 ‘민폐’라 여기며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토록 대책이 없었던(?) ‘용감한 가족’의 ‘리얼’함은 시간이 흐르자 연출된 상황으로는 만들 수 없는 훈훈함과 감동을 만들고 있다. 가족들은 갈등을 통해 더 진짜 가족처럼 끈끈한 정을 나눴고, 톤레사프 이웃들 사이에서는 이방인이 아닌 바로 옆집에 사는 이웃으로 함께 우정을 쌓아가고 있다. 3일 만에 엄마가 만들어 준 맛있는 식사를 하고 "맛있다"며 연신 칭찬을 하는, 다 함께 거실에 누워 사진을 찍는 이들의 모습은 실제 가족을 방불케 했다. 이장님, 그리고 그 부인을 비롯해 동네 사람들과 생업을 함께 하며 톤레사프의 삶을 살아보려 노력하는 모습은 진짜 이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를 주기도 했다.
14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의 집계결과에 따르면 ‘용감한 가족’은 지난 13일 6.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일 방송분(4.6%)보다 1.5%포인트 반등한 수치. 조금씩 변해가는 '용감한 가족'의 모습에 시청자들 역시 반응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결과다. 물론 동시간대 방송되는 MBC ‘나 혼자 산다’를 따라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분명한 상승세가 희망적인 성적을 기대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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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가족'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