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는 무대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다웠다.
그룹 바이브의 윤민수가 지난 14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의 작곡가 故이영훈 편에서 443점을 받으면서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이견 없는 완벽한 무대라는 반응이다.
이날 윤민수는 대기실 MC에서 1년여 만에 단독으로 '불후의 명곡' 무대에 올랐다. MC 신고식이기도 한 무대였다. 윤민수 전에 문명진이 특유의 소울 넘치는 무대로 2연승을 이어가던 상황. 윤민수는 담백한 편곡과 목소리에만 집중한 무대로 단숨에 문명진을 제압하고 최종 우승까지 이르렀다.

윤민수가 선택한 곡은 이문세의 '옛사랑'. 무엇보다 1절은 반주와 악기 없이 오로지 목소리로만 승부수를 띄웠다. 그래서 더 뭉클했고, 곡의 감성이 충분히 관객들에게 전달됐다.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올 정도로 윤민수의 무대는 상상 이상으로 좋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윤민수는 그동안 화려한 편곡이나 웅장한 무대를 많이 꾸며왔지만, 이날만큼은 담백해서 더 슬프고 애절했다. 또 윤민수가 가지고 있는 정서를 표현하기에 최적의 무대라는 평가였다. 1절을 오로지 목소리로만 승부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는 반응.
윤민수의 무대를 본 정재형은 "혼자서 모든 것을 다 이끌어 가는데 굉장히 집중력 있는 무대였다"라고, 문희준은 "윤민수 씨는 원래 저런 사람이었다. 역시 가수는 무대에 있는 것이 멋있다는 것을 알려준 무대"라고 칭찬했다.
문희준의 말대로 이날 무대는 가수 윤민수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윤민수는 지난해 4월 신용재와 함께 꾸민 '인연' 무대로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두 사람의 조합은 엄청난 폭발력을 가져왔다.
윤민수는 사실 그동안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에 출연하면서 후의 아빠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그 이미지가 굳어져왔다. 바이브의 윤민수도 유명했지만, '후 아빠' 윤민수라는 호칭도 큰 인기를 모은 것. 특히 윤민수가 예능에서도 재치 있는 말투와 모리스 등 다양한 캐릭터로 활약했기 때문에 강민경의 말처럼 후 아빠의 이미지가 강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무대는 다시 가수 윤민수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을 줬다. 윤민수가 아니면 누가 이런 파격적인 무대를 꾸밀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관객들과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준 모습이다. 특히 한국적인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한다는 이른바 'K소울'의 강력한 화력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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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