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조세호가 ‘스타킹’을 통해 입담 부자의 면목을 드러내며, ‘예비 MC’ 수업을 제대로 받고 있다. 적재적소에 웃음을 선사하는 농담과 MC 강호동을 돕는 안정적인 보조 진행으로 차세대 예능 MC 자리를 노리고 있다.
조세호는 현재 SBS 예능프로그램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 간판 MC 강호동의 진행을 돕는 고정 패널인데, 조세호가 이 프로그램에서 쏟아내는 이야기는 많은 패널들 사이에서도 귀에 쏙쏙 들어온다.
지난 14일 방송된 ‘스타킹’ 400회 특집 2탄만 봐도 그의 진행자로서의 재주가 드러났다. 이날 조세호는 한 출연자가 촛불 400회를 끄겠다고 나서자 “400회 축하해주는 것은 좋지만 의욕이 앞서지 않나”라면서 향후 출연자가 성공했을 때 더욱 재미있게 하기 위한 예능적인 작법인 제동을 걸었다. 또한 그는 자신의 머리 위에 있던 종이컵을 콧바람으로 떨어뜨리자 “선풍기 회전풍이 스치다 간 느낌”이라면서 맛깔스러우면서도 한 번에 이해할 수 있게 콧바람을 경험한 느낌을 표현했다.

또한 남자 밸리댄서의 춤을 따라하며 몸개그도 서슴지 않고 펼쳐놓아 시청자들을 웃겼다. 무대와 무대 사이 보조 진행자로서 웃음을 형성해야 하는 역할도 하는 동시에 출연자들의 장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적극적인 체험 자세도 갖추고 있는 것. 그가 많은 패널이 존재해서 존재감이 미약할 수 있는 ‘스타킹’에서 언제나 빵빵 터뜨리는 웃음을 선사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조세호의 강점은 개그맨답게 말을 재밌게 한다는 점과 순간적으로 농담을 할 수 있는 임기응변이 강하다는 점. 콧바람 세게 불기 도전에 앞서 그는 “너무 세게 하면 피가 나올 수 있다”라고 경고하고, 신봉선의 머리를 흐트러뜨린 후 “드라이 부탁한다”라고 웃음기 가득한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또한 상대방이 어떤 농담을 해도 받아치거나 더 재미를 높일 수 있는 재치를 가지고 있다. 강호동이 즉석에서 만들어진 우동을 보며 “오른손으로 비비고 왼손으로 비비고”를 부르자 단번에 알아차리고 함께 따라부르며 흥겨움을 높였다. 조세호는 이 프로그램에서 웃음이면 웃음, 보조 진행이면 진행, 출연자 격려면 격려 뭐 하나 빼놓지 않고 모든 역할을 소화하는 ‘만능맨’으로 여겨지고 있다.
말을 재밌게 하는 것뿐 아니라 조세호는 상당히 조리 있는 말솜씨를 가진 편. 보통 개그맨들이 MC로 성장하기에 앞서 편안하고 안정적인 진행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데, 조세호는 진행이 체화된 듯 보인다. 다소 말이 빠른 편이긴 하나, 특유의 흥을 높이는 감탄사 활용이 적절하고 비교적 정확한 단어 사용을 해서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는 게 조세호가 진행자로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로 보인다.
현재 예능계는 198~90년대 콩트에서 활약했던 개그맨 출신 MC들이 벌써 20년 넘게 간판 진행자로 활약하고 있다. 언제나 이들을 이을 차세대 MC에 대한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조세호가 자신의 장기와 열정을 앞세워 이들이 걸어온 길을 뚜벅뚜벅 따라가고 있다. '예능 선수' 남희석이 꼭 성공할 것이라고 점찍어둔 조세호의 앞으로의 예능 점령기가 더욱 기대를 모은다.
한편 ‘스타킹’은 2007년 1월 13일 첫 방송을 한 이래 뛰어난 장기와 재주를 가진 이들이 출연해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7일과 14일 2주에 걸쳐 400회 특집이 방송됐다. 이 프로그램은 우여곡절 끝에 하나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거나 최고가 되기 위해 끊임 없는 도전을 하는 시청자들을 TV 안으로 끌어들여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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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킹’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