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가 LTE급 속도의 삼각관계 전개로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역시 놀라운 상승세의 드라마 다웠다.
지난 14일 오후 방송된 '전설의 마녀'에서는 문수인(한지혜 분)이 죽은줄만 알았던 남편 마도현(고주원 분)과 재회하고, 연인 남우석(하석진 분) 사이에서 갈등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이와 동시에 도현은 우석의 존재를 알게됐고, 도현과 우석은 전화 상으로 마주했다. 게다가 수인의 마음은 갈팡질팡이 아닌 우석을 향했다. 빠른 전개, 속시원한 전개를 보여준 한 회였다.
살아돌아온 도현은 "수인이 걱정돼 죽을 수 없었다"고 말하며 언제나 수인을 찾았다. 그러나 이미 2년의 긴 세월 동안 다른 상황이 된 수인은 도현만을 바라볼 수 없었다. 특히 우석의 존재가 그러했다. 수인은 몸이 아픈 도현에게 자주 향했지만, 우석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며 도현을 돌봤다. 의외로 우석 또한 그런 수인을 이해했다.

이처럼 수인의 마음이 방향을 정확히 한 가운데, 방송 말미에는 도현과 우석이 전화통화를 하게 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도현은 사실 수인의 변화를 눈치채고 있었지만 우석의 존재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그는 수인의 휴대폰에 하트와 함께 저장돼 있는 우석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 누구냐"고 물었다.
일반적으로 삼각관계는 본의 아니게 시청자들을 분통 터지게 만든다. 특히 호흡이 긴 주말드라마에서는 이러한 성향이 더욱 짙은데, 길게 끌기만 하는 전개는 오히려 흥미를 더 떨어뜨릴 뿐이다. 또한 이런 가운데,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만을 계속 해나가는 여주인공은 시청자들로부터 욕을 먹기 마련이다.
그러나 '전설의 마녀'는 다르다. 수인은 도현의 생존 사실을 알았음에도 매우 '잠시' 갈등했다. 그것 또한 몸이 불편한 도현 때문에 우석의 존재를 함구하고 있었을 뿐, 그의 마음은 이미 우석에게 기울었다. 이날 방송에서 수인의 갈등은 도현을 만나고 난 직후 홀로 오열하며 "왜 나한테만 이렇게 잔인한 거냐. 나보고 어쩌라고"라고 외치는 대목 뿐이었다. 이외엔 수인은 내내 우석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며 우석의 이해를 구했다.
이처럼 시원시원한 전개는 '전설의 마녀'의 몰입도를 높여줬다. 우유부단한 여주인공에게 여러번 데인 기억이 있는 드라마팬들이라면 특히나 '전설의 마녀' 속 삼각관계를 환영할 만하다.
이제 남은 의문은 우석의 존재를 알게 된 도현이 과연 수인의 편이 돼 줄 것인가에 관한 것. 수인의 복수극에 도현은 아군일지, 적군일지 궁금증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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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마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