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KBO 리그도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선수 두 명을 배출했다. 2013년 류현진(LA 다저스)이 최초로 진출, 이제는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히는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했고 올해는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야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이제 남은 건 외야수다. 물론 한국인 메이저리그 외야수로는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라는 걸출한 선수가 있었다. 추신수는 KBO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려 성장한 케이스. 과연 KBO에서 메이저리그에 직행하는 외야수는 언제쯤 나올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박병호가 외야까지 본다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즉 외야수로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위한 조건으로 장타력을 꼽은 것이다. 중견수가 아닌 코너 외야수는 보통 각 팀에서 타격이 좋은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이들을 경쟁에서 앞지르기 위해서는 장타력이 필수라는 시각이다.

현재 KBO 외야수 가운데 가까운 시일 내에 해외진출 가능성이 있는 선수는 김현수(두산)와 손아섭(롯데) 두 명 정도다. 김현수는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어 어디든 나갈 수 있다. 손아섭은 올해까지 7년을 채우게 되는데, 구단이 동의한다면 포스팅을 거쳐 해외에 나가는 게 가능하다.
물론 두 선수 모두 해외진출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는다. 김현수와 손아섭 모두 당장 눈앞에 닥친 시즌에 먼저 전념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김현수는 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자유롭지만, 손아섭은 구단 동의도 필요한데다가 최근 팀 성적이 좋지 않아 더욱 조심스럽다.
그래도 KBO를 대표하는 외야수로서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각자의 의견을 내놨다. 김현수는 잘 알려졌다시피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타격폼을 즐겨보며 공부하는 타자다. 그는 강정호를 예로 들며 "만약 진출한다면 타격폼 수정은 어느정도 필요할 것 같다. 지금은 다리를 들었다가 내리는데, 타이밍을 맞추기 힘들다면 본인이 어느 정도는 바꾸게 될 것"이라고 했다.
손아섭은 메이저리그 직행을 위해 장타가 필수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인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타자는 장타자가 아니라 오히려 이치로나 아오키같은 교타자들이다. 일본에서 홈런 많이 치던 마츠이도 미국으로 가고 나서 홈런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했다.
일본에서는 중장거리 타자였던 이치로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에 시계추 타법을 버리고 대신 정확하게 맞히는데 주력했다. 아오키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컨택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 이야기를 김현수에게 했더니 그는 "이치로는 발이 빨라서 내야안타도 많이 만들었지만 난 발이 느려서 힘들겠다"며 웃었다.
김현수와 손아섭 모두 컨택능력은 KBO에서 최상급이다.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컨택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말 그들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게 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30홈런을 칠 장타력이 없다고 도전 자체가 힘들 것이라고 말하는 건 속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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