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개 구단이 2015년 시즌을 향한 예열에 한창이다. 2015년 전지훈련 일정이 반환점을 돌고 있는 가운데 1차 캠프에서도 눈에 띄는 이슈들이 적잖게 쏟아져 나오며 팬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지난달 15일과 16일로 나눠 1차 전지훈련지로 출국했던 10개 구단은 대다수가 자리를 옮겨 2차 캠프에 돌입한다. 1차 캠프가 체력 등 선수들의 전반적인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단계라면 2차 캠프는 본격적인 실전에 들어가는 치열한 경쟁의 장이다. 때문에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는 2차 캠프부터 이슈가 나오곤 했지만 올해는 사뭇 달랐다. 사령탑 교체, 유독 많았던 재활 선수들의 현황,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신예 선수들이 팬들을 흥분시켰다.
▲ 최고의 스타는 한화와 김성근 감독

최고의 스타는 선수가 아닌, 팀과 지도자였다. 최하위 탈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한화와 김성근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SK 감독 재임 시절 3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명장 김성근 감독과 최근 몇 년간 최하위권에 처져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한화의 만남은 시작부터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한화의 사정, 그리고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김성근 감독의 인지도까지 맞물려 누가 뭐래도 압도적인 관심사를 만들어냈다. 오히려 지나친 관심에 부담을 느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을 정도다.
훈련 하나하나가 화제가 됐다. 김성근 감독 특유의 강훈련은 최하위 한화를 만나 더 매서워졌다. 쉴 새 없는 훈련에 선수들의 근육은 비명을 질렀고 지옥의 펑고에 유니폼은 만신창이가 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은 아직 만족을 모르고 있다.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15일부터 시작될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도 실전과 살벌한 훈련을 병행할 예정이다. 2차 캠프에서도 최고 스타는 따놓은 자리다.
▲ 부활과 재활, 2015년 성적으로 직결
지난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선수들, 그리고 부상으로 재활 중인 선수들의 소식도 화제였다. 본진에 있는 선수보다 재활을 위해 따로 움직이는 선수들이 더 큰 관심을 불러 모으는 경우도 있었다. 그만큼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 그리고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상자 관리는 매년 사령탑들의 중점사항이기는 하지만 올해는 전지훈련부터 그 비중이 더 커진 모습이다.
가장 관심을 모은 팀은 역시 KIA다. 일단 많은 재활 및 기대 선수들이 있고 그 이름값도 가볍지 않다. 괌에서는 서재응 김태영이라는 베테랑을 비롯, 여전히 KIA 팬들의 가슴 한켠에 남아있는 한기주 곽정철 등이 땀을 흘렸다. 대만에서는 전지훈련에 참여하지 못한 김진우가 가장 큰 이름이었다. 본진인 오키나와에서는 단연 최희섭이 관심을 모았다. 매년 반복되는 절차(?)를 바라보는 팬들의 갑론을박도 뜨거웠다.
SK도 박희수 박정배 전병두 이재영 나주환 김대유 등 플로리다에 참여하지 못한 선수들의 소식이 팬들을 궁금하게 했다. 롯데는 우완 에이스 조정훈의 몸 상태, 삼성은 채태인 진갑용 윤성환 등 핵심 선수들의 몸 상태가 관심을 끌었다. LG는 류제국 우규민의 재활 속도가 비교적 순조롭다는 소식에 팬들의 희망을 품고 있다. 아직 재활 및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선수들이 많아 이들의 행보는 2차 캠프에서도 여론을 달굴 전망이다.

▲ 신예들의 성장, 얼마나 살아남을까
1차 캠프에서 각 팀 사령탑들은 대개 이원화 전략을 추구한다. 베테랑 선수들은 알아서 몸을 만들 수 있도록 여유를 주는 편이다. 그러나 훈련 시간이 아까운 신예 선수들은 강하게 조련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 어떻게 가르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미래가 확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전반적으로 신예 선수들의 몸 상태가 좋았던 가운데 올해도 기대를 모으는 자원들이 시선을 붙잡았다.
가장 주목을 받은 신예는 역시 구자욱(삼성)이었다. 삼성 외야 세대교체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잠재력, 여기에 훨친한 외모까지 큰 화제를 모았다. 연습경기에서도 맹활약하며 기대치를 키워가는 중이다. LG에서는 임지섭 유경국 등 투수들을 비롯, 전체 MVP를 수상한 유강남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두산도 군에서 제대한 투수들을 위주로 가능성을 내비쳤다. 넥센에서는 강정호의 대안 중 하나로 뽑히는 김하성이 관심을 받은 신예 중 하나였다.
젊은 선수들로 팀이 구성되어 있는 kt는 모든 선수들이 시험대에 올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화는 김성근 감독의 강한 훈련을 잘 따른 신예 선수들의 기량이 쑥쑥 올라왔다. 김 감독이 이례적으로 만족감을 표현한 분야는 신예 쪽이 많았다. 신예라고 분류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SK의 플로리다 캠프에서 가장 위력적인 공을 던진 선수는 백인식이었다.
이제 10개 구단은 본격적인 실전을 치르면서 개막 구상에 들어간다. 이미 삼성, SK, KIA가 오키나와에 자리를 잡은 가운데 한화, LG, 넥센이 차례로 오키나와에 들어가 일명 ‘오키나와 리그’를 벌인다. 연습경기지만 매년 분위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만큼 역시 많은 화제가 쏟아질 전망. 미야자키에서는 두산이, 가고시마에서는 롯데와 kt가 2차 전지훈련에 들어간다. 애리조나에서 1차 훈련을 마친 NC는 LA로 이동해 미국에서 일정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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