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비록' 김태우가 그리는 새로운 '왕의 얼굴' [첫방②]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02.15 07: 22

 익숙한데 새롭다. '왕의 얼굴' 선조와는 확실히 다르다. 배우 김태우는 특유의 절제된 표정과 광기어린 눈빛 연기로 드라마가 편애하는 선조의 얼굴을 새롭게 그려냈다. 정통성 콤플렉스에 시달리면서도 좀 더 왕다운 왕이 되고 싶은 복합적인 감정이 표현되면서 묘한 긴장감을 만들어 냈다.
선조는 사극의 단골손님. 임진왜란 시기에 나라를 다스린 왕이며, 이순신과 광해군 등 사극과 영화 등에서 자주 등장하는 인물들과 뗄 수 없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5일 종영한 KBS2 퓨전 사극 '왕의 얼굴'에서도 선조는 주인공으로 등장했고, 지난 14일 오후 첫 방송된 KBS 1TV 대하드라마 '징비록'(극본 정형수 정지연 연출 김상휘)에서도 선조는 드라마의 이야기를 이끄는 중심인물로 등장한다.

역사 속 같은 인물을 연기하지만, '왕의 얼굴'의 선조를 그리는 이성재와 '징비록'의 선조 김태우는 확실히 달랐다. 이성재는 치밀한 정치적 계산을 통해 대신들을 쥐락펴락하는 책략가의 모습을 연기했다면, 김태우는 정통성 콤플렉스에 시달리지만 좀 더 왕다운 왕이 되고자 갈망하고 유학과 군사에 밝은 영민한 군주로서의 선조를 연기한다.
이는 극에서 주목하는 갈등관계에서 비롯된 차이이기도 하다. '왕의 얼굴'에서는 왕권을 사이에 둔 선조-광해군 부자의 애증 섞인 대립이 주축이었고, '징비록'에서는 선조 시절 재상을 지낸 서애 류성룡(김상중 분)과 선조의 미묘한 관계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날 첫 방송에서는 통신사를 보내달라는 왜국의 요청을 둘러싸고 류성룡(김상중 분)과 선조(김태우 분)가 대립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김태우와 김상중의 카리스마 대결도 '징비록'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 먼저 칼을 뽑아 든 것은 김태우 였다. 정톡 사극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은 것이 처음임에도 그는 선조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대신들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모습에서는 광기와 카리스마가 동시에 느껴졌다.
아직 본격적인 갈등관계가 그려지지 않은 만큼 김상중의 존재감이 빛나지는 않았지만, 히가 거듭될수록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갈등이 극의 긴장감을 더할 예정이다.
한편 '징비록'은 나라와 백성을 지키고자 했던 류성룡이 임진왜란 7년을 온몸으로 겪은 뒤, 국가 위기관리 노하우와 실리 위주의 국정 철학을 집대성하여 미리 나라를 강하게 만들어 환란을 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후세에 전하고자 집필한 동명의 저서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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