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착하고도 영리한 드라마.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다. 오빠에게 신발을 선물한 양희경의 꿈이나 아직까지 완성되지 못한 유동근의 버킷리스트는 복선으로 작용, 끝까지 결말에 대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높여주고 있다. 과연 작가가 뿌려놓은 밑밥들은 어떻게 정리가 될까?
해피엔딩을 원하는 이들도 많지만, 요즘에는 작품의 완성도를 원하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다. 그런 면에서 볼 때 KBS 2TV ‘가족끼리 왜 이래’는 재미만큼 캐릭터들의 현실감이나 짜임새도 좋았던 작품. 종영을 앞둔 ‘가족끼리 왜 이래’가 어떤 결말을 맺게 될지 기대감을 크게 갖게 되는 이유다.
지난 14일 오후 방송된 KBS 2TV '가족끼리 왜 이래'(극본 강은경 연출 전창근)에서는 가족들 중 가장 마지막으로 순봉(유동근 분)의 위암 투병 사실을 알게 된 그의 여동생 순금(양희경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순금은 강심(김현주 분)의 결혼식이 끝난 후 미스고(김서라 분)를 찾아가 오빠의 병에 대해 물었다. 그간 조카들은 그를 걱정해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순금은 우연히 강심의 결혼식에서 양금(견미리 분)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전해 듣고 놀라 충격에 휩싸여 있는 상황이었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순금의 충격은 컸다. 자녀들이 사라진 그를 찾아다니는 사이, 순금은 그간 짠 음식을 좋아하는 자신의 조리법이 오빠의 위암에 영향을 준 것이라 생각하고는 죄책감에 고통스러워하며 오열했다.
이후 자신에게 순봉의 병환을 숨긴 강심과 영설(김정란 분)에게 “오빠와 함께 한 게 60년 세월이다. 네가 아무리 자식이라도 그 세월을 어떻게 아느냐. 나 하고 오빠가 같이 보낸 그 세월이 어떤 건지 아느냐. 최소한 마무리 할 시간을 줬어야지, 세상에 어떻게 정금 같은 시간을 허망하게 보내느냐. 니들이 날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이러면 안 된다”고 절규하는 순금의 모습은 부부처럼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온 남매의 애끓는 동기애를 드러냈다.
순봉은 충격을 받은 순금을 달랬다. 그는 자책하는 순금에게 “나 아픈 게 왜 네 잘못이야? 그런 거 아니다, 내가 못나서 그런 거다. 내가 건강을 잘 못 살펴서 그런 건데, 그게 왜 네 탓이냐”고 말했고 “미안하다”는 동생에게 “내가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에 “오빠 어떻게 해, 오빠 어떻게 해, 불쌍한 우리 오빠, 평생 홀아비로 산 오빠 불쌍해 어떻게 하느냐”고 울부짖는 순금과 “나 아직 안 죽었잖아”라고 말하며 슬픔을 토해내는 순봉의 모습은 또 다시 한 번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이튿날 새벽, 순금은 묘한 꿈을 꿨다. 나들이를 떠나는 오빠에게 신발을 선물했고, 오빠는 신발을 신고 “다녀오겠다”고 말한 후 갑작스럽게 사라져버렸다. 놀란 그는 잠에서 깨 오빠가 잠을 잘 자고 있는지 살폈고, 순봉의 방에서 나는 코골이 소리에 다시 방으로 돌아갔다. 불길했던 꿈은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다. 순봉이 갑작스럽게 피를 토하며 쓰러져 병원에 실려간 것. 하지만 순금은 “오빠가 돌아오겠다고 했다”며 애써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순봉은 다행히 병실에서 안정세를 되찾았다. 이 소식을 들은 그의 변호사 우탁(송재희 분)는 병실을 찾아와 순봉이 지난밤 자식들을 향해 걸었던 불효소송을 취하한 사실을 알렸다. 자녀들은 곧 불효소송에서 아버지가 기대했던 일곱 가지의 소원 목록을 기억하며 “일곱 번째 소원이 뭐냐”고 물었다.
방송에서는 공개되지 않았던 그 일곱 번째 소원은 순봉 역을 맡은 유동근에 의해 밝혀졌다. 유동근은 같은 날 방송된 KBS 2TV '연예가중계'에서 결말에 대한 힌트 요청에 “차순봉의 일곱 번째 소원은 가족끼리 노래자랑이다”라고 알렸다. 주인공의 말이 맞는다면, 노래자랑은 예상을 뛰어넘는 다소 엉뚱한 소원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불효 소송처럼 색다른 소재를 재미있게 잘 그려온 작가의 필력이 있는 만큼, 이 노래자랑 소원이 어떻게 풀려갈지 기대감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순금의 꿈과 순봉의 소원은 마지막회에서 어떻게 정리가 될까? 마지막까지 울고 웃기기를 포기하지 않는 이 드라마의 결말에 궁금증이 더해진다.
한편 '가족끼리 왜 이래'는 자식들만 바라보고 살아온 아버지가 3개월 시한부 삶을 선고 받고 난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가족드라마. 매주 토, 일요일 오후 7시 55분에 방송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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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끼리 왜 이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