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놀라는 모습 보이겠다".
KIA 캡틴 2년차를 맞는 이범호(34)의 오키나와 전지훈련 모습을 보면 하루 종일 열성적이다. 첫 훈련 워밍업부터 러닝, 타격은 물론 수비훈련이나 라이브배팅 등 전체 훈련에 이르기까지 입이 바쁘다. "방망이가 안돌아간다 안돌아가!", "올해 연봉 많이 오르겠네!" 등 큰 소리로 동료와 후배들을 격려하거나 자극을 준다. 동료들에게 에너지를 전달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긴베이스볼스타디움에서 만난 이범호는 "내가 앞에서 해야 후배들도 보고 한다. 전훈이 길어지면 지루하고 딴 생각이 날 때가 있다. 그러면 화이팅을 안낸다. 한 팀으로 모이게 하려면 우리들부터 머리 속을 깨우고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준다. 우리도 어떤 것을 하면 기분좋게 훈련할까 함께 고민한다. 그래서 운동이 지루하지 않다"면서 캠프 분위기를 전했다.

캡틴이 아닌 타자로 보자. 이범호는 팀의 중심타선에 귀중한 존재이다. 2011년 FA 입단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다 불의의 허벅지 부상을 입고 작년까지 후유증에 시달렸다. 그러나 올해는 입단 이후 최고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활약에 자신감을 보인다. 장세홍 트레이너도 "예전같으면 훈련메뉴 가운데 할 것만 했었다. 이곳에서는 모든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그만큼 작년 가을부터 준비를 잘했다. 몸만 보더라도 단단해졌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범호는 "보통 전지훈련 4주째 정도면 훈련량이 쌓이면서 어디가 아프기 시작한다. 그런데 지금 괜찮고 좋다. 방망이를 치면서 하체가 안죽고 잘 들어가고 있다. 타구의 스피드도와 질도 좋다고 느꼈다. 웨이트훈련량을 높이고 있다. 몸으로 따지면 2011년 이후 가장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올해는 좋은 성적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100경기 뛰면서 3할을 치는 것 보다는 140경기를 뛰면서 2할8푼이 훨씬 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 허벅지 상태는 뛰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부담이 없다. 팀으로 본다면 베스트 멤버가 다 나가야 한다. 일단 140경기가 목표이다. 30경기당 1경기씩 빠지는 것이다"고 말했다.
홈런과 타점에 대한 의욕도 드러냈다. 그는 "출전 경기가 늘어서 홈런과 타점도 늘어날 것이다. 관리를 잘한다면 올해가 홈런도 가장 많이 나올 것이다"고 자신감도 보였다. 이범호의 역대 최고시즌은 26홈런(2005년), 타점은 82개(2014년)이었다. 결국 25홈런 이상과 90타점에 근접하는 성적표가 캡틴 이범호의 새로운 목표이다.
이범호는 다시 캡틴으로 돌아와 팬들에게 선수들의 마음을 모은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기존 선수들이 많이 빠져나가서 팬들의 걱정이 많을 것이다. 우리 선수들은 (주변 평가를) 개의치 않고 잘 준비하고 있다. 분명히 나은 시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팬들이 놀랄 정도로 선수들이 달라지고 강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고 자신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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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