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팀 GE 타이거즈가 1라운드 7전 전승의 기염을 토했다. 프로 플레이어 출신들이 모여있는 팀이지만 손발을 맞춘지 불과 2개월만에 리그 최정상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당초 다크호스 정도로 주목받았지만 SK텔레콤 나진 CJ 등 국내 정상급 팀들을 모두 제치면서 최고의 팀이 됐다. 팀 결성 시기를 앞당겨 살펴본다고 해도 초상승세라 할 만 하다.
GE 타이거즈 상승세의 컨트롤 타워는 단연 '노페' 정노철 감독이다. 1라운드 전승이라는 실적이 말해주듯 GE 타이거즈는 명실상부하게 현 시점에서 한국 LOL판에서 최강의 팀이라는 호칭이 전혀 부족하지 않다. GE 타이거즈의 1라운드 전승 행진은 '노갈량(노페+제갈량)'으로 비유되는 정노철 감독의 지략에다가 믿음의 엔트리가 덧붙여져 만들어낸 산물이다.
먼저 GE 타이거즈의 최대 강점은 정노철 감독의 밴픽에서 부터 승리공식이 출발한다. 총 7경기를 치렀던 롤챔스 스프링시즌 1라운드에서 단 두 세트만을 내줬을 뿐이다. GE에게 두 세트를 따냈던 팀은 SK텔레콤과 진에어. 이외 팀들은 모두 0-2로 GE에 눌렸다. 정노철 감독은 "선수들의 챔피언 폭이 넓어서 가능했다"고 자세를 낮추지만 그만큼 정 감독의 밴픽이 통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정노철 감독의 밴픽 비결 중 몇가지를 살펴보면 우선 나진과 경기서 그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6일 나진과 2세트 경기서 정노철 감독은 나진의 애니 서포터를 예측했다고 밝혔다. 그 이유는 지난달 16일 열렸던 CJ와 나진의 경기로 추론이 가능했다는 것이 정 감독의 설명.
당시 CJ 선호산이 칼리스타로 홍민기의 쓰레쉬와 함께 듀오를 이룬 가운데 나진은 '퓨어' 김진선의 애니로 칼리스타의 움직임을 억제하면서 1-1 동점을 해냈다는 것. 그점을 역이용해 '프레이' 김종인에게 칼리스타를 선택하게 했고, 나진은 정 감독의 생각대로 서포터 김진선에게 애니를 선택하도록 만들었다.
막혔던 전략이 아니냐는 물음에 정 감독은 "분명 애니의 CC기는 강력하지만 애니가 끼인 하단 듀오는 라인전이 굉장히 약하다. 그래서 일부러 코르키를 밴했고, 생각한대로 나진은 애니를 선택했다. 라인전을 압도하게 되면 중후반 한 타로 가더라도 애니 자체가 성장을 많이 하지 못했기 때문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 14일 SK텔레콤과 경기서는 베이가 서포터를 선보이면서 상대를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베이가는 군중 제어기인 '사건의 지평선'으로 SK텔레콤의 치고 빠지는 전술을 봉쇄하면서 1세트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두번째는 믿음의 엔트리다. 1위를 질주하고 있지만 GE는 선수층이 앏다는 것이 분명한 약점. GE 타이거즈를 운영하는 GE 엔터테인먼트 사무국에서도 여러 차례 추가 선수 보강의 필요성에 대해 말했지만 정노철 감독은 선수들이 조금 더 자리를 잡을 때까지 추가 선수 선발은 없다는 점을 못박았다.
정노철 감독은 "장기 레이스를 하다보면 분명 선수가 더 필요할 수 있다. 사실 1라운드를 하면서 선수의 필요성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LOL 은 팀 경기이고, 멘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선수들의 경기력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지금 선수 추가 선발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당분간 선수를 보강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선수들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자신의 밴픽 전략을 가미하자 GE 타이거즈는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즉 밴픽과 신뢰가 GE 타이거즈의 승리 방정식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선수 출신 해설위원이었다고 하지만 지도자 경험이 없던 초보 지도자 정노철 감독. 하지만 그의 결단이 지금 GE 타이거즈의 질주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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