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이 '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안에서도 그룹의 '정체성'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 크고 거칠게 콘셉트를 '예쁠래, 멋있을래'로 나눌 수 있는데 최근 신인들에서는 특히 이런 모습이 뚜렷하다.
저 멀리 1세대 S.E.S, 핑클을 거쳐 소녀시대, 대세 에이핑크까지. 이런 '예쁜이'들의 계보에서 최근에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팀은 여자친구다.
여자친구는 소원, 예린, 은하, 유주, 신비, 엄지로 구성된 평균나이 18.1세의 소녀들. 쏘스뮤직에서 론칭했다. 데뷔곡으로 달달한 이지 리스닝의 '유리구슬'을 선보인 이들은 최근 데뷔한 신인들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모으고 있는 걸그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유리구슬'이 공개된 후 많은 이들이 걸그룹 소녀시대의 데뷔 시절을 떠올릴 정도로 두 팀은 많이 닮아 있었다. 여자친구는 지금 소녀시대와 닮았지만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성장 중이라고. 친근한 팀 이름은 작명을 할 때 혹시 보이그룹 보이프렌드에 해가 되지 않을까하는 염려에 사전에 미리 양해를 구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다.
오랜만에 만난 청순함은 묘하게 복고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베리굿 역시 이 계보의 걸그룹으로, 지난 5월 데뷔 앨범 '러브레터'로 세상에 첫 선을 보인 후 최근 두번째 싱글 '요즘 너 때문에 난'을 통해 한층 '여자 여자'스러운 모습으로 컴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걸그룹 AOA의 유나 친동생인 서율을 비롯해 다예, 세형이 새롭게 투입되며 평균 연령이 17.8세로 확 내려갔다.
첫 번째 앨범이 밝고 명랑하고 어린 소녀의 첫사랑이였다면 이번 노래는 좀 더 철이 든 성숙해진 여성의 사랑이라고. 핑클의 '영원한 사랑, 소찬휘의 'Tears'등을 작곡한 주태영 작곡가가 만든 곡으로 그가 혈액암 투병을 이겨내고 14년만에 신곡을 선보였다는 의미도 있다.'덕후돌'이란 수식어가 익수하지만, 이들은 '과일돌'로도 불리고 싶단다.

'멋있는' 소녀들에는 소나무, 마마무 등이 있다. '멋있다'라는 규정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카리스마 있는 무대'다. 선배 걸그룹들로는 2NE1, 포미닛 등이 대표적이다. 큰 틀 안에서 앞으로 어떤 변주된 모습을 보여줄 지도 기대된다.
TS엔터테인먼트의 신인그룹 소나무는 수민, 민재, 디애나, 나현, 의진, 하이디, 뉴썬으로 이루어진 7인조 힙합 걸그룹으로 무대 위 에너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데뷔곡인 '데자뷰(DeJa VU)'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특징으로 한다. 후렴구 마치 표창을 날리는 것 같은 손을 터는 동작이 포인트 안무. '센' 언니라기 보다는 '센' 동생들이다.
마마무는 신인임에도 불구, 실력파 걸그룹으로 인정받고 있는 모습이다. 선배 아티스트들이나 음악방송 PD들이 최고의 신인으로 꼽고 있다. 소유X정기고의 '썸'을 비롯해 휘성의 '위드미', 이승기의 '결혼해 줄래' 등 많은 히트곡을 작업해 온 작곡가 김도훈이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론칭한 걸그룹이다.
'미스터 애매모호'로 가요계에 데뷔한 이들은 문별, 솔라, 휘인, 화사로 구성된 4인조. 팀 명에는 모든 사람들에게 엄마처럼 친숙한 음악을 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보컬 디렉팅·안무에 직접 참여하는 '자생돌'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KBS 2TV '불후의 명곡' 출연은 이들의 실력을 대중에 널리 알린 계기가 됐다.

3월 데뷔 예정인 걸그룹 디아크(THE ARK)도 그 강렬함으로 기대되는 걸그룹이다. SBS 'K팝스타'의 전민주와 케이블채널 엠넷 '슈퍼스타K'의 유나킴 등 대표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실력파 신예들이 속해있는 디아크는 올해 출격하는 신인 걸그룹 유망주 중 한 팀.
전민주와 유나킴 외 아직 공개되지 않은 멤버들로 구성된 디아크는 청순과 섹시, 큐트로 대변되는 기존 걸그룹과 차별화된 콘셉트로 대중을 공략할 계획. 멤버들 각자의 개성을 살린 채 파워풀하고 강렬한 느낌을 선보이지만, 걸그룹 고유의 느낌도 잃지 않으면서 적절한 균형을 맞춘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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