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무도', 톡쏘는 사회 풍자..그 뒤엔 역시 김태호PD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5.02.15 09: 43

'무한도전'이 사회 풍자로 웃음과 의미를 동시에 전달했다. 갑질 풍자를 통해 씁쓸한 여운을 남긴 배경에는 기획력의 갑 김태호PD가 있다.
지난 14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 김태호PD는 스스로 갑이 되며 사회의 갑질을 풍자했다. 손 대지 않고 코를 풀었으며, 상여금 지급으로 온갖 생색을 냈다. 최근 사회 전반에 퍼진 '갑질' 논란에 대한 또 다른 방식의 풍자였다.
이날 '무한도전' 멤버들은 더 큰 돈을 손에 넣기 위해 밤낮 없이 달렸지만, 결국 마지막 상자를 개봉하게 되면서 손에 넣은 돈도 없어지게 됐고, 빚만 남았다. 이면 계약서를 쓰게 한 김태호 PD는 "빚을 탕감해주겠다. 그러니 상여금을 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달라"고 말했다. 멤버들의 입장에서는 어이없는 발언이었지만, 빚을 탕감해준다니 이것 역시 멤버들에게는 큰 이득인 셈이었다.

이어 빚을 탕감해준다는 말에 오히려 고개를 숙이며 "정말 고맙다"고 말하는 멤버들의 모습은 웃음을 주면서도 한 편으로 씁쓸함을 남겼다. '을'의 숙명을 대변하는 듯한 이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의 반응을 이끌기도 했다.
하루종일 달리고 고생한 멤버들 보다 더욱 강력한 한 방은 바로 이 대목이었다. 김태호PD가 억지로 부여한 빚을 탕감해주며 생색을 낸 부분은, 이번 특집이 주고자 했던 교훈이자 반전이었다. 김태호PD는 마무리를 하며 짧은 분량 출연했지만, 주인공이나 다름 없었다.
김태호PD는 스스로 갑이 되며 웃음을 선사했다. 이번 아이템을 기획하며 스스로 악역이 되어 풍자에 더욱 리얼함을 더한 것. 10년간 호흡한 멤버들과 김태호PD의 호흡을 증명함과 동시에, 갑과 을의 관계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모습은 인위적이지 않아 더욱 몰입도를 높였다.
김태호PD가 짠 판 안에서 그의 계획대로 움직이는 멤버들의 모습은 '무한도전'의 10년 노하우다. 여러 기획을 통해 굴욕의 아이콘이 되기도, 현실적인 갑이 되기도 하는 김태호PD는 '무한도전' 장수의 비결이자, 없어서는 안될 제6의 멤버가 된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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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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