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학생체육관을 꽉 채운 2000명의 관중 앞에서 대망의 스타리그 우승자가 탄생했다. 3년 만에 돌아온 스타리그 우승자는 바로 최호선이었다. 때로는 지능적으로 또는 과감한 능수능란함을 선보인 최호선은 김성현을 꺾고 스베누 스타리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최호선은 1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특설무대에서 벌어진 '소닉 10차 스베누 스타리그' 김성현과 결승전에서 2, 3세트를 내주면서 위기에 몰렸지만 뒷심을 발휘하면서 3-2로 역전, 테란전의 진수를 보여주면서 3년만에 열린 스타리그 우승자로 거듭났다.
가장 장기전이 유발하는 테란끼리 동족전 답지 않게 경기는 박진감이 넘쳤다. 얌전하게 선을 긋고 버티는 싸움이 아닌 초반부터 서로간의 신경전과 두뇌싸움이 펼쳐졌다. 경기 전 테란전의 강자 김성현의 완승이 예상됐지만 최호선이 쉽게 당하지 않으면서 풀세트 접전이 만들어졌다.

출발은 최호선이 좋았다. 김성현이 중앙을 점거하면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상황에서 최호선은 역으로 김성현에게 대규모 폭탄드롭을 성공하면서 일거에 역전에 성공하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그러나 결승전까지 테란전 전승을 내달리던 김성현이 뒷심을 발휘하면서 경기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김성현은 2세트 벌처-레이스 콤보로 최호선의 허를 찌르면서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렸고, 3세트에서는 속공 대신 물량전 카드를 꺼내들었다. 노 배럭 더블커맨드로 출발한 김성현은 상대 공격을 절묘한 위치에 건설한 벙커로 막아낸 뒤 메카닉 병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제압하면서 승부를 2-1로 뒤집었다.

하지만 여기서 또 한 번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벼랑 끝에 몰린 최호선이 과감한 공격으로 반격에 성공했다. 최호선은 전진 배럭이 들킨 악조건에서도 팩토리에서 생산된 병력을 바탕으로 김성현의 본진을 타격하면서 2-2 원점을 만들었다.
다시 기회를 잡은 최호선은 마지막 5세트에서 다시 한 번 과감성으로 김성현의 심장부를 강타했다. 벌처를 우회시켜 상대 앞마당을 마비시킨 최호선은 벌어진 자원력을 바탕으로 병력의 힘에서 상대를 압도하면서 항복을 받아냈다.

최호선은 "많은 분들이 김성현 선수의 우위를 예상했지만 내가 할꺼만 잘하면 자신있었다. 1-2로 지고 있을때는 마음을 비웠지만 4세트를 승리하면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해준 SK텔레콤 T1에 감사드린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우승을 차지한 최호선은 상금 2000만원과 우승컵을 거머쥐었고, 준우승에 머문 김성현은 상금 1000만원을 수여받았다.
◆ 소닉 10차 스베누 스타리그 결승전
▲ 김성현 2-3 최호선
1세트 김성현(테란, 1시) 최호선(테란, 7시)
2세트 김성현(테란, 5시) 승 최호선(테란, 7시)
3세트 김성현(테란., 5시) 승 최호선(테란, 1시)
4세트 김성현(테란., 1시) 최호선(테란, 7시) 승
5세트 김성현(테란, 7시) 최호선(테란, 1시)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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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