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영 "죽고싶다던 팬, 날 보고 힘얻어 울컥"[설인터뷰②]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02.16 07: 11

(①편에 이어)홍진영의 가수로서, 연예인으로서의 존재 이유는 '팬'인 듯 했다. 누군가는 SNS를 인생의 낭비라고 말했을지 모르지만, 홍진영에게는 삶의 원동력이었다. 팬들이 하는 말은 '들을 소리는 들어야 한다'가 지론인 듯, 쓴소리도 하나하나 귀 기울여 듣고, 고칠 점은 고치려고 노력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인생의 허무함에 허덕이던 한 중년 팬이 그를 보면서 힘을 얻었다는 얘기를 할 때는 어느 샌가 두 눈이 촉촉해졌다.
-트로트 가수로서 목표는 무엇인가?
▲트로트인 듯 트로트 아닌 노래를 하고 싶다. 전 연령층에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것이 꿈이다. 빠른 템포든 아니든 우리의 것을 살리면서도 너무 올드한 느낌이 나지 않는. 그런 곡의 시작이 '산다는 건'이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아쟁, 얼후 같은 한국 현악기의 애절한 느낌이 좋다. 그런 느낌을 살리면서 뭔가 아련하게 마음을 '캭' 하게 만드는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

- 트로트를 꿈꾸는 가수 후배들을 보면 경쟁상대라고 느끼나? 
▲전혀. 트로트를 하는 후배들이 많이 나온다는 건 굉장히 바람직하고 좋은 현상이다. 트로트 장르를 장윤정 언니, 박현빈 오빠가 넓혀놨고, 그 뒤를 이어 나도 조금은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 두명의 힘 갖고는 영역이 많이 확장될 수는 없다. 더 많은 후배들이 나와 트로트의 한계나 벽을 깼으면 좋겠다. 같이 잘 돼 열심히 장르에 대한 이해와 영역을 넓혀야 한다.
-기사나 블로그 댓글을 전부 다 본다고? 
▲(고개 끄덕) 하나하나 다 본다. 팬들과의 소통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연예인은 대중의 요구에도 반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TV에 나오지 말아라' 이런 말들을 못 들어드린다. 내가 방송인이자 가수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성격을 바꾸라는 말도 못 들어드린다. 내 성격 자체가 이런 걸 어떡하나. 그런데 '너무 웃는 건 자제해 주세요'. '언니 존대말 써주세요', '화장 연하게 해주세요' 이런 건 듣고 바꾸려고 노력하려고 한다. 그런 의견들은 하나하나 새겨 듣는다. 내게 SNS는 힘을 받는 원동력이자 낙이기도 하다. 대중과 소통을 많이 하고 싶다.
- 만능 엔터테이너를 지향하는 것 같다. 연기에 대한 생각은?
▲들어오는 일은 열심히 하려고 한다. 제의가 온다고 하면 열심히 할 의사는 있다. 사실 '우결'에서 히치하이킹 설정 연기 때문에 발연기란 말이 나왔는데, 사실 살면서 히치하이킹 해보는 상황이 얼마나 되나 ㅠㅠ. 안 해본 거라 어색해서 그랬다(연기가 어색했다). 과거 '안나의 실수'에서 꽤 했었다. 호호. 제의가 들어오면 발연기가 아닌 손연기를 보여드리겠다!
- 인기가 많아지면 아무래도 초심을 잃지 않는 게 어려운 것 같다. 본인은 솔직히 어떤가?
▲사실 나는 한결같은 걸 유지하는 게 어렵지도 않은게, 준비기간이 워낙 길었어서 그 시절을 생각하면, 저절로 울컥하고 지금 바쁘고 못 자는 게 하루하루 정말 감사하고 그렇다. 그 때를 잠시만 생각하기만 해도, 지금 바쁜 내가 저절로 행복한 마음이 든다. 거기에다 응원글들로 저를 아껴주시는 분들의 글을 볼 때마다 '이분들이 날 사랑하시는 만큼 내가 항상 열심히 해야지'란 생각이 절로 든다.
- 2015년을 시작하면서 팬들에게 한 마디
▲일단, 이제 양의 해를 시작하게 됐는데, 한 해 계획을 잘 세우셔서 정말 후회없고 미련이 남지 않는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다. 기분좋은 생각을 하시면서 하루하루 즐겁게 사셨으면 좋겠다. 어제(인터뷰 전날) 회사로 택배하나가 선물로 왔다. 편지 내용을 보니, 교통사고를 당한 갱년기 여성 분이셨는데, 죽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고 하더라. 그러다가 우연찮게 TV에 나온 날 보고 어느 새 자기도 모르게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하시더라. 하루하루가 죽고 싶은 생각 뿐이셨는데, 날 보고 웃으셨다니. 그 다음에는 내 영상을 찾아보시면서 응원하는 팬이 됐다고 하시더라. 그걸 읽으면서 얼마나 울컥했는지 모른다. 내가 밝게 지내고 긍정적으로 사는 모습을 좋게 봐주셨나보다 생각하니 저절로 책임감이 들더라. 그리고 '나를 보면서 힘을 얻는 분들도 계시구나'란 생각을 하게 되자 내가 더욱 긍정적으로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뭐라고(이렇게 사랑해주시나)'란 생각도 들면서 동시에 정말 감사할 뿐이다. SNS나 댓글로도 나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다. 특히 장문의 글도 다 보는데, 한 줄 한 줄 정성스럽게 응원을 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 정말 힘을 안 낼수가 없다. 그 분들은 내가 일을 하는 원동력이다. 연예인으로서 지향하는 이미지가 있다면, '옆집 언니 같으면서도 옆집 언니 같지 않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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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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