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만발 브라운, SK 홈런군단 재무장 선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2.16 06: 07

아직 뚜껑을 열기 전이지만 상자 안 내용물에 대한 기대감은 커진다. SK의 새 외국인 타자 앤드류 브라운(31)이 기량과 인성 모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브라운의 가세는 SK 홈런구단의 재무장 선포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큰 관심이 몰린다.
SK의 새 외국인 야수이자 2015년 외국인 선수 인선의 마지막을 장식한 브라운은 현재 전지훈련 일정을 충실하게 소화하며 한국무대에 적응하는 중이다. 이런 브라운을 지켜보는 주위의 시선은 조심스러운 호평 일색이다. 김용희 감독은 “성격도 좋고 수비도 여러 포지션을 볼 수 있다. 타석에서도 힘을 싣는 능력을 뛰어나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겨울에 몸도 잘 만들었다는 것이 주변의 전언. 한 구단 관계자는 “공격은 물론 수비도 된다. 지난해 루크 스캇에 비하면 현재 몸 상태는 더 낫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SK가 브라운에게 기대하는 것은 우익수 및 5번 타자다. 수비는 “그 정도면 됐다”라는 것이 현장의 평가다. 발이 빠른 편은 아니지만 위치 선정 능력이 좋고 무엇보다 총알 같은 송구를 자랑한다. 활용 방안은 제한적이나 1·3루를 볼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수비 때문에 속을 썩을 일은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역시 관심은 외국인 타자의 덕목인 공격에 쏠린다. 김용희 감독은 브라운이 최정 박정권과 함께 중심타선을 지키길 원하고 있다. 이 경우 ‘우좌우’의 지그재그 중심타선이 만들어져 상대의 마운드 운영은 더 까다로워진다.

브라운도 30홈런을 정조준하고 있다. 체구가 큰 것은 아니지만 임팩트 순간의 중심이동과 회전, 그리고 손목의 힘이 좋아 타구 비거리가 제대로 나온다. 지난해 육성총괄 당시 미국에서 브라운의 경기 모습을 직접 보고 내심 영입 0순위로 점찍었던 김용희 감독은 “변화구 대처 능력도 좋다”라고 확신했다. 이런 판단이 옳고 몸 상태가 좋다고 가정한다면 기대를 품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SK는 지난해 115개의 홈런을 때렸다. 보통의 시즌에서 세 자릿수 홈런이라면 나쁘지 않은 수치지만 2014년 성적이라는 점은 생각해야 한다. 극심한 타고투저의 열풍이 분 지난해 KBO 리그에서 팀당 평균 홈런은 129개였다. SK는 잠실을 홈으로 쓰는 두산(108개)과 LG(90개), 그리고 경기장 개조를 통해 외야가 드넓어진 한화(104개)보다 약간 앞서는 수준에 그쳤다. 홈런에 있어서는 계속 손해를 보는 느낌이 강했다.
역시 외국인 선수의 부재, 그리고 간판타자인 최정의 부상 공백이 큰 영향을 미쳤다. 다른 선수들이 십시일반으로 조금씩 힘을 보태기는 했지만 후반기의 박정권을 제외하면 홈런에 대한 위압감을 주는 선수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브라운이 장타를 터뜨린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최정은 건강하게 시즌을 준비 중이고 박정권은 지난해 27개의 아치를 그렸다.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이재원, 장타력 증강이 기대되는 정상호, 공격적 성향을 가진 김강민까지 포함하면 2번부터 7~8번까지 무시할 수 없는 장타 라인이 구성된다.
SK는 왕조 시절에 수비와 기동력, 그리고 마운드를 중심으로 한 팀으로 기억된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높은 타율과 홈런포의 힘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SK는 2007년 112개의 홈런으로 리그 1위를 차지하는 등 최근 꾸준히 홈런 부문에서 상위권에 있었던 팀이다. 홈런이 다는 아니지만 담장을 넘겨 손쉽게(?) 득점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그보다 좋을 것은 없다. 그 중심에 위치한 브라운이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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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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