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애매하다. 이전처럼 약체로 분류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우승 후보로 꼽자니 미심쩍은 상황이다. 주전 전력인 정근우와 조인성이 부상으로 전훈지에서는 빠졌지만 시즌 개막때까지는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아직 실전을 제대로 치르지도 않고 시범경기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시즌 전망을 한다는 것이 어려운 가운데 ‘김성근호 한화’가 전문가들을 더욱 고민케 한다. 전지훈련장 여기저기서 화제가 되고 관심이 가장 많이 가는 구단은 단연 한화이다. 스토브리그 전력 보강 측면만 놓고 볼 때는 중위권 내지 상위권까지 예상이 가능하지만 다른 팀들과 비교하면 섣불리 답을 내놓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애리조나에서 전훈중인 5개 구단을 살펴본 한 전문가는 올 시즌을 예상하면서 한화를 중위권 이상으로 분류했다. 일본 등에서 전훈 중인 나머지 팀들을 제대로 보지 못한 상황에서 시즌 전망을 내놓은 것이 힘들다면서도 이 전문가는 “투타 전력이 안정된 작년 우승팀 삼성을 비롯해 두산, SK를 3강으로 볼만하다. 2년 연속 나란히 4강에 든 넥센, LG와 전력이 대폭 강화된 한화가 3중으로 꼽을만 하다. 그리고 NC, 롯데, KIA, 신생팀 kt가 4약으로 보인다”고 올 시즌을 예상했다.

NC는 지난 해 3위에 오르는 등 돌풍을 일으켰지만 올해는 전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평이다. 외국인 선발 투수가 한 명 줄었고 ‘필승불펜조’ 원종현의 전력 이탈, 타선의 노쇠화 등으로 올해는 작년 만큼의 성적을 내기가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지난 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전통의 강호들인 SK와 두산이 올 시즌은 일을 낼 수 있다는 평가이다. SK는 지난 해 주전들의 잇단 부상과 외국인 선수 흉작으로 고전했지만 포스트시즌서 FA 최대어 중 한 명인 최정을 눌러앉히는 등 주전들을 지켰고 특급 불펜 투수인 정우람의 합류로 우승 후보로 꼽고 있다. ‘화수분 야구’로 신예들을 키워내고 있는 두산도 투타에서 안정된 전력으로 올 시즌은 작년과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다만 한화를 어느 순위로 볼 것인지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조금 엇갈린다. 한 전문가는 “2년에 걸쳐 알짜 FA 5명을 영입한 팀은 한화가 처음이다. 여기에 ‘야신’으로 불리는 김성근 감독의 복귀와 지옥훈련으로 신예 기대주들이 성장하는 것을 감안하면 김성근 감독님 출사표처럼 우승 후보로도 볼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하지만 또 다른 전문가는 “다른 팀들도 나름 작년과는 다른 전력 보강을 했다. 최하위였던 한화를 당장 우승후보로 꼽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중상위권 전력임에는 분명하다”며 올 시즌 한화 돌풍을 예상했다.
현장 감독들도 비슷한 예상평이다. 모 감독은 “아직 시즌 시작도 하기 전이라 예상이 힘들지만 3강(삼성,두산,SK) 3중(넥센,LG,한화) 4약(NC,KIA,롯데,kt) 혹은 한화를 4강에 넣으면 ‘4강 3중 3약’으로 볼 수 있다. 뚜껑을 열고 시즌에 들어가 한 두달 지나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지 전력으로 볼 때는 그렇다”며 해설가 등 전문가들과 의견을 같이 했다.
전지훈련 중반을 넘어 연습경기 등 실전체제로 넘어가고 있는 현시점에서 공통된 전망은 ‘SK와 두산 강세, 한화 중상위권, NC의 약세’이다. 개막전 전망은 그야말로 전망에 그칠 뿐이다. 주전 부상 등 갖가지 변수의 등장으로 인해 시즌 성적은 전혀 다르게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과연 한화의 최종 성적표가 어떻게 나올지 올 시즌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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