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반짝반짝’ 배수빈은 사랑 앞에서만 착하다. 사랑하는 여자에게는 한 없이 정을 베풀지만 일에는 철두철미, 화가 나면 야수로 변신하는 그의 캐릭터가 심상치 않다.
지난 15일 오후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내 마음 반짝반짝’ 10회에는 결혼 후 이순진(장신영 분)이 개에 물리자 개를 죽이고, 그가 집 안에서 험한 꼴을 당하자 어머니 황미자(금보라 분)를 위협하는 천운탁(배수빈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의 행동은 항상 사랑으로 풀면 대단하지만 오히려 과하기도 하다.
운탁은 10년 키우던 개들이 순진을 물었다는 이유 하나로 모조리 죽여 버렸다. 그리고 순진에게 과한 시집살이를 시키던 미자에게 전화를 해 소리쳤다. “나 제정신 아니다. 내 손으로 키우던 개를 세 마리나 죽인 사람이 제정신이겠냐”고. 운탁은 “지금은 개들이지만 나중에는 누구를 그렇게 할 지 알 수 없다”며 자신의 어머니를 협박하는 듯한 발언까지 했다. 진심으로 화를 참지 못하는 그의 눈빛이 서슬 퍼렇게 빛났다.

운탁은 일단 욱하는 성격을 참지 못하는 캐릭터를 지니고 있다. 이날 그는 신이사(김하균 분)가 술에 취해 자신에게 애걸복걸하며 전화를 하자 핸드폰과 유리컵을 책장에 집어 던지며 화를 분출했다. 컵 깨지는 소리를 듣고 온 순진의 기척을 느끼지도 못할 만큼 화가 나 부들부들 떠는 그의 모습. 순진은 말도 붙이지 못하고 조용히 방에서 다시 나왔다.
이 같은 운탁의 성격은 앞으로 더 큰 화를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미자는 순진의 동생 순정(남보라 분)을 도둑으로 몰아 따귀를 때리는 등 행패를 부렸는데, 이로 인해 순진이 운탁의 전화를 제대로 받지 못하자 그는 순진에게도 감정이 뒤틀렸다. 비록 이후 순진의 해명을 듣고 가라앉았지만, 유일하게 마음을 준 순진에게도 날을 세우는 그의 모습은 어딘가 꺼림직한 여운을 남겼다.
사실 조금 애매모호한 캐릭터다. 운탁은 순진 아버지 이진삼(이덕화 분)의 경쟁 업체 대표로 등장해 악역으로서 눈도장을 찍었다. 착한 구석 하나 없을 것 같은 냉철한 그가 순진과 사랑에 빠진 것이 이 이중성의 시작이었을까. 운탁은 무서운 남자지만 순진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는 점에서 간혹 ‘이 남자 착한 건가’하는 묘한 의문을 제기시킨다. 앞으로 그가 어떤 방향으로 세 자매의 앞날을 돕거나 막을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한편 이날 방송 말미에는 진삼의 죽음에 운탁이 개입돼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정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순정은 우연히 운탁과 신이사의 대화를 들은 것. 예고편에서는 순정을 설득시키려는 운탁과 모두를 뿌리치고 집을 나오는 순정의 모습이 담겨 앞으로 더욱 복잡해질 세 자매의 미래를 예상하게 했다. ‘내 마음 반짝반짝’이 ‘반짝반짝’하게 끝날 수 있을지,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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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반짝반짝’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