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가 대외 평가전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일본 프로팀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2번째 연습경기서도 패했지만 마운드에선 충분히 희망을 볼 수 있었다.
kt는 15일 일본 미야자키 기요타케 구장에서 열린 오릭스와의 2번째 평가전에서 1-4로 패했다. 오릭스를 상대로 2연패를 당했지만 이전 경기처럼 완패를 당하지 않았다. 특히 슌타, T-오카다 등 선발 라인업에 1군급 선수들이 대거 포진돼있었기 때문에 3점차 패배가 부끄러운 일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이날 차례로 등판한 젊은 투수들은 나름대로 호투를 펼치며 오릭스 타선을 틀어막았다. 선발 김민수의 부진은 아쉬웠다. 김민수는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특별지명을 통해 입단한 신인 투수다. 조찬관 스카우트 팀장은 김민수에 대해 “투구 밸런스나 폼 자체는 좋지만 실전 마운드에서 100%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 첫 대외 평가전 선발에서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는 1회말에 4개의 안타와 1개의 볼넷을 내주며 3실점했다. 제구가 많이 흔들렸다. 1번 타자를 맞이해 변화구는 전혀 제구가 되지 않았고 가끔씩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갔다. 신인 투수로 이겨내기 힘든 상황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후 등판한 투수들을 씩씩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2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박세웅은 2회말 1사 후 아다치에게 중전안타를 맞기도 했지만 빠른 퀵 모션을 통해 2루 도루를 저지하는 데 도움을 줬다. 그리고 후속타자 슌타를 1루 땅볼로 처리할 때도 빠르게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며 첫 이닝을 마쳤다.
3회말엔 선두타자 오카다에게 우월 솔로포를 허용하기도 했다. 3볼을 연속으로 내준 뒤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가는 패스트볼이 높게 형성되며 일격을 당했다. 이후 카라바이요에게 내야안타를 맞으며 흔들렸으나 병살타와 삼진으로 후속 타자들을 가볍게 처리했다. 박세웅은 오릭스와의 첫 번째 평가전에서도 선발로 등판해 2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바 있다.
이후 kt 투수들은 무실점 피칭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심재민은 제구가 잘 되는 직구와 변화구를 활용해 아웃카운트 3개를 깔끔하게 잡아냈다. 가장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이어 등판한 정성곤은 다소 흔들렸지만 이어 등판한 고영표가 위기를 벗어났다. 특히 타자의 눈앞에서 크게 움직이는 공이 효과적이었다.
이창재, 엄상백, 이성민이 계속해서 마운드를 이어 받았고 모두 무실점을 기록했다. 아직은 제구가 완벽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주자를 꽁꽁 묶는 견제 동작이나 위기관리 능력으로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등판한 이성민도 1⅔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이날 경기에선 전체적으로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됐다. 선발 포수로는 고졸로 2년차를 맞이하는 안중열이 나섰다. 경기를 풀어가기엔 다소 어려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젊은 투수들은 대량 실점을 피하면서 점수를 최소화했다. 타선의 침체는 분명 아쉬웠지만 투수들의 4실점 호투는 눈여겨 볼만 했다. kt가 일본팀과의 2연패에서도 웃을 수 있는 이유는 신인급 투수들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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