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마운드가 잠시 흔들리고 있다.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의 키 플레이어로 점찍은 노경은(31)을 잃은 것이다.
노경은은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라이브 배팅 도중 타구에 맞아 턱관절 미세골절 부상을 입었다. 턱 아래쪽과 치아의 사이 부분을 맞은 노경은은 미국 현지 병원에서 금이 간 부위를 와이어로 고정하는 처치를 받았고, 18일 선수단과 함께 귀국한다.
선수단은 곧바로 일본 미야자키로 이동해 2차 전지훈련에 임하지만, 노경은은 오는 18일 서울 삼성병원에서 재검진을 받을 계획이다. 치료 및 재활 기간은 이 검진을 통해 결정될 것이다. 두산 관계자는 “일단 미야자키 캠프 합류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시범경기도 중요하지는 않고, 개막전까지 돌아올 수 있게 최선을 다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개인으로 보나 팀으로 보나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지난해 3승 15패, 평균자책점 9.03으로 부진했던 노경은은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었고, 김태형 감독도 노경은을 이현승, 이재우와 함께 5선발 및 마무리 후보로 놓고 있었다. 특히 구위 면에서는 셋 중 마무리에 가장 적합한 투수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누구보다 절치부심하며 훈련했을 노경은은 잠시 멈춘다. 5선발 혹은 마무리 중 한 자리를 맡을 것으로 보였던 노경은이 일시적으로 이탈하면서 두산 마운드도 연쇄 이동이 불가피해졌다. 노경은이 5선발에 배치될 때와 마무리에 고정될 때 이현승과 이재우의 자리가 달라지지만, 노경은이 없는 상태에서 이들의 보직은 크게 유동적이지 않다.
현 시점에서 가장 개연성 있는 시나리오는 이현승이 마무리로 가고 이재우가 선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다. 김태형 감독은 “이재우는 선발 혹은 셋업맨으로 경쟁할 기회를 줄 것이다”라며 둘 중 한 가지 임무를 맡기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고, 이현승에 대해서는 마무리에 맞게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을 갖춘 점을 높게 샀다.
노경은이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한다는 것은 새로운 투수 1명이 새롭게 엔트리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 15일 있었던 팀의 2번째 청백전에서 153km를 던진 김강률, 2이닝 동안 2탈삼진 무실점한 장민익을 비롯해 노경은의 공백을 메우려는 가능성 있는 젊은 투수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새로운 누군가의 활약으로도 노경은이 겪을 심리적 상처와 상실감은 메울 수 없다. 부진했던 한 시즌을 보내고 누구보다 부활을 벼르고 있었을 노경은이기에 두산으로서도 더욱 마음이 아프다. 또한 실전에 맞는 몸 상태를 만들어 훈련의 효과를 연습경기에서 보기 직전이었던 1차 캠프의 막바지에 일어난 일이라 노경은에게도 돌이킬 수 없는 아쉬움이다.
한편 애리조나 전지훈련 멤버 그대로 미야자키로 이동하려 했던 두산은 노경은의 빈 자리를 다른 선수로 채우지 않은 채 2차 스프링캠프에 돌입할 방침이다. 구단 관계자 역시 멤버 변동은 없다고 알렸다. 하지만 코칭스태프의 요청이 있을 경우 새로운 1명이 미야자키 전지훈련에 합류할 가능성은 열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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