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2015년 시작은 ‘3-14’ 완패였다. KIA는 지난 15일 일본 오키나와 우라소에 구장에서 열린 야쿠르트와 올해 첫 연습경기에서 마운드가 힘없이 무너지며 대량 실점했다.
일단 양 팀의 전력 차이가 컸다. KIA가 선발라인업에 절반 이상을 백업선수들로 구성한 반면, 야쿠르트는 주전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코너 외야 두 자리에만 비주전 선수가 출장하고, 아시아 홈런왕 발렌틴이 빠졌을 뿐, 그 외에는 베스트 멤버에 가까웠다. KIA의 열세를 예상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게다가 KIA는 클린업에 배치한 신종길-필-최희섭을 모두 5회 이전에 교체했다.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결과에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경기 내용이다. 이날 KIA는 투수와 포수가 모두 너무 불안했다. 선발 등판한 임준섭은 제구난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3이닝 3피안타 4볼넷 3실점으로 부진했다. 3회말 시작부터 볼넷 세 개를 연달아 범했고, 폭투까지 두 차례 나오며 3회초 타선이 뽑은 선취점을 날려버렸다.

선발 출장한 포수 이홍구도 내용이 좋지 않았다. 볼카운트와 무관한 볼배합, 블로킹 미스에 의한 폭투가 반복됐다. 야구의 뿌리인 배터리가 불안했고, 임준섭의 뒤를 이어 등판한 신창호 이준영 박성호 최현정 모두가 실점했다. 투수진 총합 17피안타 7볼넷으로 이길 수 없는 경기를 펼쳤다.
물론 주축 선수들이 나섰다면 이런 모습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KIA가 2015시즌 선전하기 위해선 젊은 선수들의 활약은 필수다. 특히 마운드와 센터라인에서 누군가는 도약해야만 한다. 이제 겨우 첫 경기에 불과하지만, 딱히 눈에 띄는 플레이를 한 젊은 선수는 없었다.
경기 후 김민호 코치는 “타구가 가 있을만한 곳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수비다. 다리가 느려도 정확한 위치에서 기다려 공을 잡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며 야수들의 수비 위치 선정을 놓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대진 코치는 투수들에게 “흐름을 깨는 볼넷과 폭투가 너무 많이 나왔다. 볼카운트도 유리하게 가져가지 못했다”고 제구난조를 돌아봤다. 김기태 감독은 쓴웃음을 지으며 취재진에게 “무슨 할 말이 있겠나”며 경기장을 떠났다.
나쁜 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3회초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로 선취점을 내는 과정은 좋았다. 최용규의 볼넷을 시작으로 김원섭의 중전안타, 강한울의 몸에 맞는 볼로 찬스를 잡았다. 이 과정에서 주자들이 리드 폭을 넓히며 적극성을 보였고, 상대 투수는 신종길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은 후 필을 상대하다가 보크까지 범했다. 저돌적인 플레이가 상대의 실수를 유도한 것이다.
KIA는 야쿠르트전을 시작으로 9번의 연습경기를 더 치른다. 특히 17일 니혼햄전에는 일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오타니 쇼헤이와 마주할 가능성이 높다. 냉혹한 현실을 맛본 KIA가 남은 연습경기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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