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놓은 원칙을 고수하고 타협은 없다. '만수'가 걸어온 길의 정답이다.
전인미답의 500승 고지에 올랐다. '만수' 유재학 감독이 일궈낸 성과다. 지난 15일 열린 SK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둔 유재학 감독은 KBL 사상 최초로 500승을 기록했다. 꾸준함의 결과다.
그는 1998년 5월 역대 최연소인 35세 1개월 29일에 인천 대우(현 전자랜드) 감독을 맡았다. 지도자 생활을 하며 곧바로 성공을 구가한 것은 아니다.

감독 생활 초창기엔 우여곡절이 많았다. 구단이 수시로 팔리면서 팀명이 대우, 신세기 빅스, SK 빅스, 전자랜드로 끊임없이 바뀌었다. 2004년 모비스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도 마찬가지. 2006-2007시즌 첫 챔피언전 우승의 기쁨을 맛봤는데 다음 시즌엔 외국인 선수를 잘못 뽑아 정규리그에서 14승(40패)을 거두는 데 그쳤다.
하지만 모비스에서는 끈질긴 힘을 선보이고 있다. 모비스에서 유 감독은 정규 리그 우승 4회·챔피언결정전 우승 4회를 기록했다. 2010-2011 시즌에는 통산 363승을 돌파하며 신선우 전 감독을 제치고 최다승 감독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유 감독의 기록은 놀라운 성과다. 미국프로농구(NBA)에 비해 경기 수가 훨씬 적은 가운데 거둔 성과다. 특히 최근 3년 동안 유재학 감독은 115승 39패를 기록, 승률 0.754의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물론 유재학 감독이 항상 승승장구 했던 것만은 아니다. 2007-2008, 2010-2011 시즌에는 부상 선수들이 늘어나며 9위와 8위에 그치기도 했다. 그러나 모비스의 전폭적인 믿음과 지원을 바탕으로 다시 팀을 재정비 했고 최고의 감독자리에 올랐다. 특히 2010-2011 시즌에는 역대 최고인 5년 20억 원의 재계약을 맺기도 했다.
유 감독은 올 시즌까지 총 17시즌을 치러오면서 5할 승률 이하를 기록한 시즌이 5시즌에 불과하다. 통산 승률 역시 지금까지 5할 6푼 6리(500승 384패)에 이른다. 모비스에서만 따지만 5할 9푼 6리(350승 237패)로 더욱 높은 승률을 자랑한다.
유재학 감독은 본인의 성과에 대해 원칙과 기본을 고수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정해놓은 규칙과 원칙이 있다면 타협하지 않는 다는 것. 유 감독은 "절대 다른 것돠 타협하지 않았다. 원칙을 지키고 규칙만 지킨다면 분명 모두 해낼 수 있다. 물론 대단한 성과이기는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지금까지 감독직을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 이유는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감독을 옆에서 지켜본 구단 프런트도 동의했다. 특히 한번에 만들어진 지도자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동훈 모비스 사무국장은 "감독님께서는 한 걸음 한 걸음을 중요하게 생각하신다. 너무 빨리 가려고 하지 않고 상황에 맞게 정확한 걸음을 이어 가신다. 그렇게 지금까지 해오셨다. 맨 위에서 시작하신 분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 기준은 앞으로도 변함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가치 최초 기록을 만들어낸 유재학 감독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남아 있다. 챔프전 3연패가 바로 그 것이다. 원칙과 기본을 고수하는 유재학 감독에이 어떤 결과를 갖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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