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사이드암 투수 권오준(35)이 세 번째 부활을 바라보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2015시즌을 준비중인 권오준은 지난 13일 한신전, 그리고 15일 라쿠텐에서 무실점 투구를 했다. 예전 핵잠수함의 모습을 찾으려 한다.
권오준은 프로 인생은 수술과 재활의 반복이다. 지긐까지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만 세 차례 받았다. 1999년 삼성 입단 후 캠프 중 팔꿈치에 통증을 느껴 수술했고, 2008년에는 인대가 파열됐다. 2012시즌 막바지 또다시 팔꿈치가 성치 않아 세 번째 수술에 이르렀다.
그런데 매번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났다. 2004시즌 47경기 153⅓이닝 11승 5패 2세이브 7홀드의 전천후 활약을 펼치며 삼성 마운드 중심에 자리하기 시작했다. 2006시즌에는 32홀드로 이 부문 신기록을 세웠다. 두 번째 수술 후에도 부활, 2010시즌부터 2012시즌까지 3년 연속 3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권오준은 2014시즌 10월 16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 등판, 세 번째 수술도 이겨내고 2015시즌에 확실히 복귀할 것을 예고했다.

보통 선수라면 이미 은퇴를 결심했을지도 모른다. 권오준 또한 그동안 많은 것을 느꼈다며 자신을 돌아봤다. 권오준은 지난 13일 올 해 첫 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른 후 “이제는 예전처럼 연습할 때 150개씩 던지지 않는다. 전에는 경기에서 못 던지면 분을 이기지 못했다. 될 때까지 던졌었다. 지금은 아니다”며 “연습도 실전이라 생각하고 있다. 공 하나하나에 집중한다. 타석에 타자가 있다고 생각하고 볼배합을 한다. 집중력을 바탕으로 효율적으로 연습하하고 있다”고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전했다.
물론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특유의 공격적인 성향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권오준은 “투수 입장에서 타자를 연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나는 타자의 약점을 공략하기 보다는 내가 잘 던질 수 있는 공에 집중하는 편이다”며 “아무리 타자가 약한 로케이션에 던진다고 해도, 그게 실투가 되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보다는 내가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공을 던지는 게 낫다고 본다. 타자가 잘 치는 로케이션이라고 해도, 내가 제대로만 던질 수 있다면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통합 5연패를 바라보고 있는 삼성의 과제 중 하나는 불펜진이다. 임창용과 안지만으로 8회와 9회는 막을 수 있다. 문제는 경기 중반부터 7회까지다. 5선발 경쟁 중인 차우찬 정인욱 백정현 중 두 명이 불펜으로 가겠지만 확실한 사이드암 투수가 없다. 심창민의 부진이 올해도 반복된다면 골치가 아플 수 있는 상황이다. 반대로 권오준에게는 기회다. 권오준이 세 번째 부활에 성공한다면, 삼성은 7, 8, 9회를 철통 보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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