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는' 나영석 PD가 또 한 번 할배들과 출국했다. 이들은 두바이를 경유해 그리스를 여행할 계획이며, 오는 25일 귀국이 예정된 총 열흘간의 일정이었다.
지난 15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tvN '꽃보다 할배'(연출 나영석 박희연) 시즌3 촬영을 위해 출국하는 나영석 PD의 표정은 언제나처럼 밝았다. H4인 박근형을 시작으로 이순재, 신구, 백일섭의 순으로 입국장에 도착한 이들은 나 PD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4번째 여행의 꿈에 부풀었다.
의도라도 한듯 이서진은 이날 또 다시 공항에 가장 늦게 도착, 나 PD의 타박을 고스란히 들어야 했다. 언제나처럼 두 사람은 '톰과 제리' 형국으로 서로를 기분좋게 물어뜯었다(?). 그런 이서진의 표정은 최지우의 등장으로 밝게 변했다. 앞서 '삼시세끼' 정선편에서 이서진·이순재와 인연을 맺었던 최지우가 이번 여행의 부 가이드로 합류하게 된 것.

H4 할배들과 짐꾼 겸 가이드 역할을 맡은 이서진, 부 가이드 최지우는 16~18일(2박3일)은 두바이에서, 민족 최고의 명절 설날(구정)이 포함된 오는 19~25일(6박7일)은 그리스에서 보낼 예정. 시즌1 유럽과 타이완, 시즌2 스페인에 이어 시즌3를 꾸미게 될 그리스편에 대한 이야기를 나영석 PD를 통해 직접 들어봤다.

◇이번 '꽃할배3'는 왜 그리스였나
나영석 PD를 포함한 제작진은 이전 '꽃보다 할배' 시즌3 여행지를 고심해왔다. 여행 자체야 이미 '삼시세끼' 정선편을 기획할 당시부터 염두에 두고 있던 상황.
앞서 중동 요르단 등을 포함한 몇몇 유력 후보지들을 제치고 결국 그리스가 최종 여행 목적지로 선정됐다. 유력 후보지였던 요르단이 제외된 것은 후보지로 공개된 후 좋지 않은 여론의 영향을 고려했던 것. 당시 나 PD는 "중동 지역의 안전성에 대해 많은 분들이 걱정을 했다. 그래서 해당 지역을 제외, 다른 유력 후보지들로 여행지를 선회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왜 그리스였을까.
이와 관련해 나영석 PD는 "그리스는 신화의 나라다. 전 세계 문명의 발상지와 같은 곳이기도 하다"며 "H4 어르신 분들이 그런 부분들에 굉장히 관심이 많으시다. 그리스의 다양한 신화의 야이기는 어르신들이 배우 생활을 해오면서 한 번씩 맡아봤던 배역이기도 하다"고 그리스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앞서 '삼시세끼-어촌편'이 물고기의 종류, 잡는 법, 요리법 등을 설명해 관심을 받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편은 신화나 이런 부가적인 이야기들을 교양적으로 풀어내 전 연령대가 재밌게 볼 수 있게 만드려는 목적도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H4와 이서진-최지우가 그리스에서 맞는 구정
이번 '꽃보다 할배' 그리스 편은 기존 H4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그리고 짐꾼 이서진 외에도 부가이드 역할로 최지우가 합류했다. 의외의 조합일 수 있는 최지우의 합류는 앞서 '삼시세끼' 정선편의 게스트 출연으로 다져진 초석이라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꽃보다 할배' 제작진은 "'삼시세끼'에 출연했을 당시 이순재 선생님과 어우러지는 분위기도 좋았고, 이서진과의 호흡이 좋아 제작진에 출연을 권유했다"며 "(최지우가) 흔쾌히 촬영에 임해줘서 함께 여행길에 오르게 됐다"고 최지우 합류 배경을 전했다. 이어 "묵묵히 최고의 짐꾼 역할을 해왔지만 무뚝뚝한 아들 역할을 해왔던 이서진과는 달리 최지우가 애교 많은 딸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 분의 할배들과 젊은 남녀 가이드로 구성된 '꽃보다 할배' 시즌3팀 6인은 2015년 설날을 그리스에서 함께 보내게 됐다. 물론 그리스에서 설날을 보내는 일정을 애초에 계획했던 건 아니라는 게 나영석 PD의 설명이었다.
나영석 PD는 "모든 이들의 스케줄을 맞추는 게 쉬운 과정이 아니었다. 원하는 시간에 모시고 갈 수 있는 분들이 아니다. 간신히 시간을 맞췄는데, 그게 마침 우연처럼 설날이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나 PD는 "연세가 들수록 그런 것(설날)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해외에서 보내게 된 만큼, 아무래도 그냥 넘기긴 좀 그럴 것 같다. 아마 현지에서 이서진씨가 할배들에게 세배도 하고 그렇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삼시세끼'에 이어 '꽃할배3'도 성공 예감?
믿고 보는 나 PD의 차기작은 '꽃보다 할배' 시즌3가 됐다. 현재 '꽃보다 할배3'는 오는 3월말 혹은 4월초 방영을 예정 중이다. 또한 현재 '삼시세끼-어촌편' 제작진은 국내에 남아 남은 방송을 편집중인 상황이다.
나영석 PD는 '꽃보다 할배' 시즌1~2,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 그리고 '삼시세끼', '삼시세끼-어촌편'까지 무려 6개의 프로그램을 연달아 히트시켰던 터. 특히 '꽃보다 할배'는 이미 그 가능성을 충분히 검증받은 포맷인 만큼 이번 그리스 편 역시 또 한 번의 성공이 예상된 상황이기도 했다. 다만, 이같은 성공예감을 묻는 질문에 나 PD는 또 한 번 손을 내저었다.
나 PD는 "그냥 모든 게 잘 맞아 떨어졌을 뿐이다. 연출자로서 하고 싶었던 게 있었고, 재능 있는 후배들이 이를 도왔다. 또 출연자들 역시 늘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너지를 냈던 것 같다. 이번 '꽃보다 할배' 그리스 편 역시 다녀와서 편집을 해봐야 알 것 같다"고 겸손한 모습을 내비쳤다.
이어 '꽃보다 할배' 시즌3의 분량에 대해서는 "속단하긴 힘들다. 보통은 찍어보고 판단하는데 8~10편 사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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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