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연희는 예쁘다. 청순한 외모 덕분에 데뷔 초부터 늘 주목 받았다. 11일 개봉한 영화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감독 김석윤, 제작 청년필름, 이하 조선명탐정2)은 그런 이연희를 십분 활용한 작품이다. 화려한 기모노를 입은 게이샤의 모습부터 단아한 한복차림까지 이연희의 다양한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
분량 자체는 많지 않지만 인상이 강렬하다. 그가 맡은 히사코는 극중 김민(김명민)과 서필(오달수)의 수사에 혼선을 주는 미스터리한 여인이다. 의외의 장소에 나타나 김민을 돕기도 하고, 곤경에 빠지게도 만든다. 이연희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이 작품을 선택했다"라며 "영화를 보고나면 이해가 되실 것"이라고 수줍게 웃었다.
게이샤 캐릭터는 영화 '게이샤의 추억'과 '사쿠란' 등을 참고했다. 걸음걸이나 손동작을 유심히 살펴봤다. 특수 분장이 없음에도 헤어와 메이크업을 하는데 2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의상 중에는 가치를 헤아릴 수 없는 기모노도 있었다. 여러 대를 거친 기모노로, 옥중신에서 입었다. "촬영하는 동안 전혀 느끼지 못했는데, 오래된 옷에는 어떤 기운이 있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김민과 서필이 코미디를 담당한다면, 히사코는 상대적으로 묵직하다. 때론 웃음을 주지만 그가 주도하는 코미디 신은 없다. 홀로 동떨어지진 않을까 걱정도 했다. 김석윤 감독은 다행히 이연희에게 정확한 디렉팅을 내려줬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촬영이 빠르게 진행"됐다. "정신 차리지 않았다가는 큰일 나겠다 싶을 만큼 빠른 속도"였다.
이연희는 극중 김명민과 주로 호흡을 맞춘다. 그를 만나기 전에는 "드라마 속 캐릭터처럼 까칠한 성격이거나 이것저것 지적하지 않을까"라고 막연히 상상했다. 실제 김명민은 유쾌하고, 부드러웠다. "'이건 어때요?'라고 물어보면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 상대가 불편함을 전혀 느낄 수 없게 배려해주셨다"고 말했다.
1편부터 이어진 김명민과 오달수의 호흡을 지켜보는 일도, 그에겐 공부가 됐다. 이연희는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잘 아는" 김명민과 오달수가 부러웠다. 그 역시 종종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두 사람과 시간을 보냈다. 이것저것 두 사람에게 묻기도 했다. 혼자 전학생 같진 않았느냐고 묻자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극중에선 김명민이 화려한 액션신을 선보인다. 이연희의 액션도 나올까 기대했는데, 그런 몸놀림은 나오지 않는다. 가녀린 몸매였지만, 어쩐지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이연희 역시 아쉬움을 드러내며 "액션을 좋아한다. 계절 스포츠부터 헬스, 요가 등 운동을 좋아한다"며 "한번쯤은 꼭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2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다른 모습도 보여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조선명탐정2'가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관객들에게 거부감 없이, 어색하지 않게 보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비중은 적으니까, 앞으로 보여드릴 것들에 대한 맛보기랄까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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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