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준 “고준희 누나 덕에 제작발표회서 빛 봤죠”[설 인터뷰]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5.02.16 08: 34

신예 한예준, 얼굴을 보고 드는 생각은 ‘미친외모’다. 보통의 뚜렷한 이목구비가 아니라 정말 진한 이목구비다. 그렇다고 느끼하지는 않다. ‘일본인이나 미국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국적인 외모다. 누구와 있어도 단연 돋보인다.
한예준은 JTBC 미니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에서 천재사진작가 하라온 역을 맡아 소화하고 있다. 데뷔작이기에 풋풋한 신인의 냄새가 나지만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만한 인물이다. 모델 출신인 한예준은 훈훈한 외모에 키까지 크다.
여기에 반전의 매력까지 있다. 머리를 내렸을 때는 20살 특유의 풋풋한 느낌이 나는 ‘소년’이지만 머리를 올렸을 때는 강렬한 느낌의 ‘남자’다. 그러나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을 것 같다’는 반응에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쑥스러워했다.

“여학생들에게 크게 인기가 있지 않았어요. 그냥 학창시절을 평범하게 보냈어요. 친구들이랑 분식집 가는 거 좋아하고 그랬죠. 평상시에는 사람 같지 않게 다녀요.(웃음) 면도도 하지 않은 채 트레이닝바지를 입고 검은색 큰 패딩을 입고 활보해요. 저를 알아보셔도 ‘쟤가 한예준인가?’라는 반응을 보이고 가요. 촬영 있거나 스케줄이 있을 때만 말끔히 하고 다녀요.”
한예준은 떠오르는 모델 출신 배우다. 최근 안재현, 김영광, 김우빈, 남주혁, 이수혁 등 모델 출신 배우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한예준도 기대되는 인물이다. ‘선암여고 탐정단’ 오디션에서 여운혁 CP에서 인상을 남긴 한예준은 데뷔작에서 중요 역할을 맡아 극을 이끌어가고 있다.
“제가 한동안 모델일도 안하고 연기도 배우지 않고 있다가 연기의 길을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본격적으로 준비하던 중 처음 본 오디션이 ‘선암여고 탐정단’이었어요. 오디션 공고가 떴을 때 정말 하고 싶었어요. 일을 시작하자마자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열심히 준비했죠. 여운혁 CP님이 좋게 봐주셨어요. 신인이고 부족한 저에게 비중 있는 역할을 맡겨주셨죠.”
극 중 천재사진작가 하라온 역을 맡은 한예준은 군면제를 받기 위해 다리에 총을 맞는 자작극을 벌이고 대립관계인 김민준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여기에 진지희와도 묘한 분위기를 형성하기도 한다.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야 하고 상대배우와의 호흡도 잘 만들어내야 하는 한다. 신인에게는 쉽지 않은 면이다.
“정말 부담됐어요. 너무 비중이 크면 부담스러우니까 작은 역할부터 시작해서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좋은 기회를 주셔서 열심히 해보려고 했는데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더라고요. 마음은 열심히 하고 싶은데 긴장해서 행동이나 말이 잘 안 나오니까.. 하라온 캐릭터에 동화되려고 시크한 척도 하고 그런데 그것도 어렵더라고요.”
이에 한예준은 촬영 전 철저하게 준비하는 편이다. 누구나 그렇지만 긴장하면 잘되던 것도 제대로 안 되기 때문에, 거기다 한예준은 신인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한예준은 촬영을 준비할 때 동생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8살 차이가 나는 아직 12살의 어린 소녀지만 한예준에게는 좋은 연습파트너다.
“긴장을 안 하는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연기도 못하는데 긴장하면 몸이 더 굳으니까 긴장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긴장은 얼마나 준비를 했나, 안했나에 달린 것 같아요. 대본도 다 외우고 철저히 준비하는데도 긴장하는 것 같아요. 준비할 때는 동생이 도와줘요. 용돈 좀 주고 맛있는 거 사주면서 대사 맞춰 달라고 해요. 동생이 연기를 썩 잘하지는 않지만 상대방 대사도 해주고 고맙죠.(웃음)”
이처럼 그의 철저한 성격은 ‘선암여고 탐정단’ 제작발표회 때도 나타났다. 기자들의 질문을 잊어버리거나 놓치지 않기 위해 수첩과 펜을 준비한 것. 기자들이 한 명의 배우에게만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여러 배우에게 질문하기도 해 다른 배우가 답변을 하고 자신이 답변할 차례가 왔을 때 종종 기자의 질문을 잊는 경우가 있다. 한예준은 자신의 덜렁거리는 성격 때문에 준비한 것이라고 하나 취재진에게는 상당히 인상 깊은 행동이었다. 지금까지 한예준처럼 수첩을 준비했던 배우는 없었기 때문.
“첫 제작발표회였기 때문에 많은 분들에게 조언을 구했어요. 저한테 질문을 하고 바로 대답하는 게 아니라 제가 긴장하면 멍해 있거나 벙 지는 게 있어서 혹시나 해서 수첩을 챙겨갔어요. 예쁜 수첩을 사서 잘 써 먹었어요. 다행히 저는 질문 잊어버리지 않고 잘 마무리했어요.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탐정단 친구들이 보고 많이 웃었어요. 다음엔 더 예쁜 수첩으로 가져갈 거예요.(웃음)”
한예준은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입었던 옷도 눈에 띄었다. 블랙과 화이트 체크 패턴의 퍼 롱코트를 입었다. 배우들 중에는 단연 돋보이는 의상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코트는 같은 소속사 배우 고준희가 협찬한 의상이었다. 고준희가 막내 한예준의 첫 제작발표회를 위해 자신의 코트를 내어준 것.
“스타일리스트가 제가 처음 공식석상에 나가는 거고 예쁜 옷을 입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고민했더라고요. 신인이라 협찬이 안 돼서 고민하고 있는 와중에 고준희 누나가 코트틑 빌려주셨어요. 그 코트가 남자 옷인데 누나가 오버사이즈로 입으려고 샀다가 제가 좋은 거 입고 나갔으면 좋겠다고 하시면서 빌려주셨어요. 제작발표회 끝나자마자 누나에게 신의 한수였다고 하면서 정말 감사하다고 했어요.”
한예준은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고 응원해주고 있는 만큼 제대로 연기하는 배우로 거듭나고 싶은 게 그의 목표다. 이제 첫 발을 내딛은 한예준은 데뷔작에서 책임감이 큰 역할을 맡았지만 그만큼 제대로 탄탄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기도 하다.
“올해는 ‘선암여고 탐정단’을 잘 마무리하고 열심히 연기공부를 해서 한 단계 성장하는 게 목표예요. 배우로서의 목표는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갖고 싶어요. 노력과 공부가 필요하지만 대중이 저를 믿고 볼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죠. 지금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더 해야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역시!’하는 배우가 꼭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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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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