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주장 임선영의 꿈, 잔류 그리고...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5.02.16 08: 44

한철 농사를 준비하는 겨울. 약속의 땅인 일본 구텐바시를 다시 찾은 광주FC 주장 임선영(27)의 목소리는 무척 밝았다. 지난 14일 구텐바시의 한 훈련장에서 클래식을 상징하는 마크가 달려있는 유니폼을 입고 뛴 임선영은 “내년 봄에도 이 유니폼이 그대로면 얼마나 뿌듯할까요?”라고 활짝 웃었다.
임선영은 지난해 이맘 때를 떠올렸다. 때아닌 폭설로 훈련장을 치우느라 정작 훈련에는 힘을 쓰지 못했던 광경이 눈에 선하다고 했다. “당시엔 하필이면 왜 여기에 전지훈련을 왔는지 원망도 많았죠. 그런데 그 고생을 이겨내고 1부리그에 올라왔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올해도 이 곳에 왔다는 게 기쁩니다. 올해도 열심히 뛰면 1부리그 잔류는 걱정할 게 없지 않겠어요?”
임선영이 애써 전지훈련지에 의미를 부여하는 까닭은 그만큼 올해 광주를 둘러싼 상황이 녹록치 않은 탓이다. 2부리그와는 비교할 수 없는 1부리그의 전력은 매 경기가 총력전이다. 더욱이 광주는 올해 유니버시아드대회 개최로 5월 초까진 원정길만 나서야 한다. 임선영은 “솔직히 1부리그에 대해 말하자면 기대 반 걱정 반”이라며 “지난해 FA컵과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1부리그 팀들의 전력을 떠올리면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진짜 클래식(1부리그)은 또 다를 것이라는 불안감이 감돈다”고 털어놨다.

더욱이 올해 광주는 선수단의 절반이 신인으로 바뀌었다. 선수단의 기둥이 되어야 하는 주장의 부담감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임선영은 “선수단 전체가 한 가족으로 뭉쳐 후배들을 키워내는 게 살아날 길”이라며 “후배들이 나선 연습경기에서 모두 이기는 걸 보니 조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임선영의 남다른 책임감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바로 군 문제다. 그는 올해가 끝나면 상무 혹은 경찰청에 입대해야 한다. 임선영은 “만약 우리 팀이 강등되는데, 정작 전 군대로 도망간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챙피한 노릇이에요. 광주를 응원해준 팬들에겐 면목이 없죠”라고 고개를 숙였다. 임선영은 광주가 창단할 때 신인으로 입단해 강등과 승격을 함께한 유이한 창단 멤버다.
그래서 그가 바라는 꿈도 광주를 1부리그에 잔류시키고, 군에 입대하는 것이다. 이왕 꿈을 꾼다면 상주도 1부리그에 승격해 내년 개막전에서 상주 유니폼을 입고 광주와 맞붙고 싶다고 했다. 임선영은 “너무 앞서 나갔죠. 그래도 우리가 시즌 초반 5경기만 잘 풀어나가고, 상주가 제 실력만 발휘하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겁니다. 내년에 제 바람대로 됐으면 좋겠네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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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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