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둥이부터 라둥이까지 입덕 포인트 9 [아기 대전②]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2.17 07: 33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의 아기’인데 음식을 집어넣을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오구오구’를 연발한다면, 이미 빠져나올 수 없는 육아 예능의 늪에 몸을 담그고 있는 셈이다. 육아 예능 열풍을 만든 원조 MBC ‘아빠 어디가’는 떠났지만 여전히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아빠 어디가’의 후속인 ‘애니멀즈’에도 ‘긍정 아기’ 안윤석이 인기 몰이 중이다. 토요일 오후 5시대 최강자인 SBS ‘오 마이 베이비’에는 최근 슈가 합류한 후 쏠쏠한 시청률 성적표를 받았다. 쌍둥이는 육아 예능에서 실패하지 않는다는 법칙이 이번에도 통했다.
현재 ‘슈퍼맨이 돌아왔다’에는 송일국의 아들 송대한·민국·만세, 이휘재의 아들 이서언·서준, 추성훈의 딸 추사랑, 엄태웅의 딸 엄지온이 출연 중이다. ‘오 마이 베이비’에는 리키김·류승주의 김태오·태린, 김태우·김애리의 김소율·지율, 임효성·슈의 임유·라희·라율이 나오고 있다. ‘애니멀즈’의 ‘유치원에 간 강아지’에는 안윤석이 눈에 띈다. 아장아장 걷고, 볼에 음식을 묻히면서 먹고, 작은 설움에도 우는 아기들. 육아 예능에 출연하는 아기들은 어떻게 보면 예상 가능한 행동을 한다. 그래도 이 아기들의 때 묻지 않은 천진난만한 미소에 시청자들은 ‘입덕’(덕후 입문, 어느 인물이나 취미에 빠지다)을 하게 된다.
# ‘추블리’ 추사랑의 씩씩한 ‘먹방’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파일럿 방송 당시 추사랑의 복스러운 ‘먹방(먹는 방송)’이 큰 화제가 됐다. 귀여운 인형 외모인 추사랑이 끝도 없이 음식을 먹는 장면 하나만으로도 이 프로그램은 추석 파일럿 대전에서 승리, 정규 편성의 기회를 얻었다. 파일럿 방송 당시 한국어가 서툴렀던 이 아이는 점점 능숙한 한국어 구사로 성장의 기쁨을 안방극장과 공유했다. 우락부락한 외모의 ‘파이터’ 추성훈의 끝도 없는 ‘딸 바보’ 면모와 먹는 모습 뿐 아니라 웃는 미소가 참 아름다운 이 아이 덕에 시청자들은 함께 웃으며 일주일의 스트레스를 날렸다. 더욱이 추사랑의 ‘모태 애교’는 많은 총각 시청자들이 딸을 가지고 싶어하는 마음을 자극하는 요소이기도 했다. 요즘은 송일국의 셋째 만세와 유독 친하게 지내며 ‘꼬꼬마 로맨스’를 펼치고 있다. 
# 이게 진정한 힐링, 국민 삼둥이의 희로애락
송일국의 세 쌍둥이 아들 대한, 민국, 만세는 일단 아기들의 귀여운 요소인 통통한 볼을 장착하고 있다. 호감형인 동글동글한 얼굴에 같은 날 비슷한 시각에 세상의 빛을 본 아이들이지만 너무도 다른 성격이 삼둥이의 매력. 든든한 맏형 대한, 애교 있는 둘째 민국, 자유 영혼 만세의 행동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또래보다 큰 체격을 자랑하는 이 아이들은 먹성도 좋은 편. 언제나 볼이 터질 듯 먹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식욕을 자극한다. 또한 세 아이들 모두 순하기 그지없고, 예절 교육을 잘 받아 인사성이 좋다. 아이들이 식당에서 ‘이모님’을 찾고, 어른들에게 존댓말을 하는 모습은 송일국이 평소 아이들에게 예절 교육을 철저히 했음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 ‘꼬맹이 삼형제’가 서로를 챙기는 우애라든가, 한 명이 울면 다 같이 눈물짓는 끈끈한 연대성은 시청자들을 흐뭇하게 한다.
 
# 기어다니던 쌍둥이가 뛰어다닐 때
시청자들은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2년여간 방송되며 이휘재의 쌍둥이 아들이 무럭무럭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기어다니는 것도 어려웠던 ‘상꼬맹이’ 서언과 서준은 이제 뛰어다니며 온갖 사고를 친다. 이휘재는 두 아이의 ‘직립보행’의 순간을 이 프로그램과 함께 했고, ‘아빠’라는 말문이 트이는 모습도 지켜봤다. 너무 어려서 함께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다가 아이들이 너무 울자 아연실색했던 이휘재는, 이제 서언과 서준이 뛰어다니다가 넘어져도 끄떡하지 않는 ‘육아 선수’로 성장했다. 그 사이 서언은 도도하게 눈웃음을 지으며 이모들의 마음을 훔칠 줄 알게 됐고, 김준현을 닮은 외모로 사랑을 받았던 서준은 순하면서도 똑소리나는 행동으로 ‘똑쟁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우유를 먹던 이 아이들은 언젠가부터 이유식을 먹었고, 이제는 아빠가 먹는 음식 중에 회 빼고는 웬만한 것을 같이 먹을 수 있게 됐다.
# 흥 많고 순한 엄지온, 너 어디서 왔니?
사실 엄태웅과 그의 딸 엄지온이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했을 때 과연 기존 가족과의 차별성이 있을까에 의문이 있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인 추사랑이 이미 떡하니 자리잡고 있으니 말이다. 첫 방송 후 이 같은 우려는 쏙 들어갔다. 울보 아빠 엄태웅의 순한 성품을 그대로 닮은 딸 엄지온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중. 언제나 웃고 짜증 한 번 부리는 법 없는 이 아이는 그야말로 ‘순둥이’. 또한 고모 엄정화를 닮은 듯 노래가 나오면 흥겹게 몸을 흔드는 모습에 안방극장은 또 한 번 쓰러졌다. 여기에 엄태웅의 반려견인 새봄이와의 따뜻한 교감까지 존재한다. 꾸밈 없고 털털한 엄태웅이 딸 아이의 옷을 고르느라 시간을 보낸다. 굳이 아이의 목소리에 맞게 ‘혀 짧은 소리’를 하지 않아도 친근하게 다가가는 모습 역시 이 가족에게 정이 가는 이유다.
# ‘잘생김’이 뚝뚝 묻어나는 ‘힘태오’
 
리키김의 아들 태오는 큰 눈에 통통한 볼을 가진 잘생긴 아이. 또래보다 큰 체격인 이 아이는 ‘힘태오’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늘 많이 먹고, 늘 힘을 쓰는 일에 장기를 드러내며 생긴 별명이다. 리키김과 류승주의 예쁜 이목구비만 닮아 그야말로 인형 외모인데, 언제나 힘 쓰는 일에 몰두하고 먹을 땐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해 더욱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특히 리키김이 ‘아메리칸 스타일 육아’라면서 방목해 아이들을 키우고 있어 천방지축 김태오의 매력이 더욱 돋보인다. 딸기 따기 체험 중 미간에 주름이 잡혀가며 큰 일을 보고, 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딸기를 먹는 이 아이의 순진무구한 표정에 시청자들은 한껏 웃었다. 태오의 누나인 김태린의 엉뚱한 면모까지 어우러지며 ‘태남매’의 일거수일투족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빼앗는다.
# 내 아들 삼고 싶은 똑똑한 주안이
손준호, 김소현 부부의 아들 손주안은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아이. 소방차를 사랑하다 못해 걸어가다가 소방서를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놀라운 집중력을 가지고 있다. 벌써 영문 알파벳을 다 외웠고, 한 번 이야기를 들은 것은 기억하는 똘똘한 아이다. 보통 엄마들이 ‘우리 아이가 천재인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손주안의 말을 듣다보면 이 아이의 놀라운 능력에 감탄을 하게 된다. 내 아들도 아닌데 흐뭇해진다. 보통 아이들은 산만하기 그지 없는데 이 아이의 한 대상에 대한 집중력과 사물을 바라보는 영민한 해석이 손준호, 김소현 부부의 육아를 지켜보는 즐거움 중에 하나다. 더욱이 ‘열혈 엄마’로 언제나 열정적인 육아 자세를 보이는 김소현의 공감 가득한 모습도 인상적이다.
 
# 자매 소율과 지율의 싸움, 이게 현실이다
김태우의 딸 소율과 지율은 현실 자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서로 많이 갖겠다고 욕심을 부리다가 싸움이 나고 누구 하나는 울어야 싸움이 끝난다. ‘율자매’의 티격태격 다툼은 자매나 형제가 있는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 삼둥이처럼 우애 좋은 집을 찾기란 실제로 정말 어렵다. 두 아이의 살벌한 신경전과 이들 사이에서 난감해하는 김태우와 김애리의 고된 육아가 흥미로운 부분이다. 특히 또래보다 크다 못해 ‘유아 비만’ 판정을 받은 동생 지율은 움직임 하나하나에 귀여움이 묻어난다. 터질 듯한 볼에 음식을 우겨넣으면서도 끝없는 식탐을 보이는 이 아이의 행동에 시청자들이 웃곤 한다. 천상 여자인 소율은 김태우의 절친한 손호영에게 ‘껌딱지’처럼 달라붙어 무한 호감을 드러내며 아빠 김태우를 서운하게 만들기도 했다.
# 누가 라희야? 누가 라율이야?
진정한 붕어빵 쌍둥이가 나타났다. 일란성 쌍둥이인 라희와 라율은 시청자들을 시험에 들게 했다. 사실 서언과 서준, 대한·민국·만세는 조금씩 외모가 달라 자꾸 보다보면 구분이 됐다. 허나 라희와 라율은 제 아무리 지켜봐도 누가 누군지 도통 모르겠다는 게 시청자들의 혼란. 이 큰 눈망울을 가진 ‘라둥이’는 첫 등장부터 엄청난 파급력을 불러왔다. 슈의 고난에 가까운 육아로 쑥쑥 크고 있는 라희와 라율은 그야말로 걸어다니는 인형. 조금 체격이 큰 아이가 동생 라율이라는 엄마 슈의 들어도 구분 못할 방법에 시청자들은 피식 웃고 말았다. 구분법조차 소용이 없다. 쌍둥이들은 언제나 똑같은 옷을 입고 다녀 귀여운 매력이 배가 되는데, 라희와 라율 역시 마찬가지다.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함께 걸어다니는 모습만으로도 안방극장의 눈길을 홀라당 빼앗았다.
 
# 울면서도 ‘네에~’를 말하는 ‘예스맨’
‘애니멀즈’의 코너 ‘유치원에 간 강아지’에는 5명의 아이들이 나온다. 이 아이들 중 눈에 확 띄는 아이는 안윤석. 아이들의 귀여움을 높이는 ‘클래식한’ 바가지 머리는 이 아이의 통통한 볼을 강조한다. 또한 뭔가 심통 맞은 표정인데, 서장훈이 무슨 말만 하면 ‘네에’라고 긍정적으로 말하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울면서도, 웃으면서도, 심지어 먹으면서도 ‘네에’를 외치는 이 아이는 저조한 시청률로 고전 중인 ‘애니멀즈’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특히 최근에는 딸기에 대한 강한 애착으로 처음으로 부정적인 답을 내놔 안방극장을 뒤집어놨다. 너무 많은 딸기를 먹어 걱정이 된 서장훈이 말리자 딸기를 더 달라고 살짝 짜증을 내고 인상을 쓰는 예상 못한 행동은 서장훈은 물론이고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아빠 어디가’의 윤후를 연상하게 하는 외모와 순한 행동이 이 아이가 더욱 사랑스럽게 다가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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