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육아예능, 이제 어디로 가나 [아기 대전①]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02.17 07: 32

 지난 3년, 지상파 3사 주말 예능 삼국지 전쟁터의 장수는 다름 아닌 아이들이었다. 귀여운 비주얼과 다양한 매력을 무기로 스타 2세 아이들은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구가하며 주말 저녁 많은 이들의 TV 앞으로 모았다. 멀게만 느껴졌던 스타들이 평범한 엄마, 아빠가 돼 친근하게 다가오고 육아의 고충을 털어 놓으며 시청자들의 공감 코드를 건드린 것도 흥행의 요인으로 꼽힌다.
육아프로그램은 스타들의 과감한 가족공개로 처음 관심을 모았지만, 포인트는 금세 역전됐다. 관심사는 스타에 대한 궁금증보다 아이들의 귀여움으로 넘어간지 오래. 아이들은 처음 주인공으로 자리했던 엄마 아빠보다 더 유명한 스타가 됐다.
'god의 육아일기'의 성공사례를 믿었던 걸까. 가장 먼저 육아 예능 전쟁에 칼을 뽑아 든 것은 MBC였다. 2013년 1월 16일, 김성주, 성동일, 이종혁, 윤민수, 송종국을 섭외, '아빠! 어디가?'로 본격 방송에 나섰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윤후라는 슈퍼스타를 배출해냈고, 큰 인기를 얻게 된 이 프로그램은 연일 연예뉴스의 메인 페이지를 장식했다. 시청률까지 끌어 올리며 '일밤'을 MBC 일요 예능을 1위 자리에 올려놨다.

긍정적인 평가들도 쏟아졌다. 육아에 서툰 '스타' 아빠들이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하면서 만들어지는 에피소드들이 신선했고, 따뜻했다. 스타들이 아빠로서 정보를 공유하고 친분을 쌓는 모습, 스타 2세들이 서로 친해져가는 과정도 정이 넘쳤다. 이 프로그램은 대한민국 아빠들에게 귀감을 줄만했다.
'먹방'이라는 신조어를 대중화 시킨 것도 윤후의 덕. 그런데 뒤를 잇는 새로운 '먹방 스타'가 탄생한다. 추성훈과 야노시호의 딸 추사랑이 그 주인공. KBS 2T에서 파일럿으로 선보였던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2013년 11월 3일 정규편성돼 처음으로 전파를 탔다.
'아빠 어디가'를 뛰어넘는 인기였다. 사랑이와 타블로의 딸 하루, 이휘재의 쌍둥이 아들 서준 서언이가 프로그램 초반 사랑 받으면서 '슈퍼맨'을 인기 프로그램으로 끌어 올렸고, 최근에는 엄태웅의 딸 엄지온과 송일국의 삼둥이 아들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하며 톱스타 못지않은 사랑을 받고 있다. 킬러콘텐츠로 자리잡은 대한, 민국, 만세 삼둥이에게는 아직까지도 대적할만한 대항마가 없을 정도다.
조금 늦게 전쟁에 뛰어든 SBS는 좀 더 육아에 집중한 프로그램을 내놨다. '오! 마이 베이비'는 두 프로그램과는 달리 가족에 좀 더 중심을 두고 있다. '아빠어디가'와 '슈퍼맨'이 아빠와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에피소드가 축을 이룬다면 '오마베'는 부부가 함께하는 육아에 포인트를 누고 있다. 그렇기에 조금 더 가족적이고 현실적이다. 프로그램에 내레이션이 따로 없다는 것도 인위적이지 않은 리얼함을 더한다. 
'오마베'는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조금은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S.E.S 슈와 '라둥이'의 합류로 긍정적인 변화를 맞고 있어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프로그램과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MBC '아빠! 어디가? 시즌2'는 시즌1을 이끌었던 윤후를 필두로 정웅인의 딸 정세윤을 영입하며 다시 '일밤'의 부활을 노렸다. 역시 '원조' 답게 다시 큰 화제를 모으며 집중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지만 '함께 하는 여행'이라는 정체성이 조금씩 퇴색되면서 종영하게 됐다. 
육아 예능 전쟁 3년, 이제 어디로 가나. '싫증'을 염려한 방송사들은 조금씩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MBC는 '애니멀즈'를 통해 동물과 아이들을 함께 보여주기 시작했고, SBS는 설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아빠를 부탁해'를 통해 좀 더 연령대가 높은 아빠와 딸의 관계를 선보인다.
점차 '육아'에서 '가족'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해 가는 중이다. '공감'이라는 키워드가 점차 우리 삶의 핵심이 되면서 방송은 좀 더 우리 안으로 파고들어오고 있다. 
joonamana@osen.co.kr
KBS, MBC,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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