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차두리(35, 서울)에게 있어 2015년은 여러 가지 의미로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것 같다. 아시안컵에서 맹활약한 후 태극마크를 반납한 차두리는 올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날 예정이다. 은퇴 시즌이 될 2015년, 소속팀 서울의 공식전 첫 경기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3라운드 하노이 T&T(베트남)전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차두리에게 관심이 집중된 이유다.
차두리는 늘 그렇듯 덤덤했다. "시즌 첫 경기이고 조별리그 진출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하는 경기다. 상대가 누구든 중요성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승리에 대한 다짐으로 입을 연 차두리는 은퇴 시즌에 대한 소회를 묻는 질문에 "좋은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답했다.

'좋은 선수'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2015 아시안컵에서 자신의 마지막 불꽃을 맹렬히 불태운 차두리는 이미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서 '좋은 선수'로 남았다. 그러나 차두리는 "어떤 선수든 마무리가 좋아야 기억에 좋게 남는 법"이라며 팀을 위해 끝까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를 전했다.
'차미네이터'라는 별명처럼, 35세의 나이에도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와 체력적인 강점을 살려 아시안컵 무대를 종횡무진한 차두리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은 선수다. 유럽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에 입단했을 때 희미하게 일렁이던 그에 대한 의혹의 시선은 이미 씻은 듯이 씻겨져나간지 오래다.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시즌, K리그 무대에서 이미 많은 것을 증명한 차두리 스스로가 바라는 좋은 선수의 의미는 "좋은 경기력으로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이자 "감독님과 동료들에게 있어 필요했던 선수"다. 그리고 이미 차두리는, 그가 말하는 '좋은 선수'의 조건을 모두 갖췄다. 남은 것은 오직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결과뿐. 2015년, 마지막 도전을 앞둔 차두리가 시즌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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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