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냠냠냠', 평이 노래를 완성시키는 '진기한 현상'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02.16 13: 55

음악을 학문적으로 다가간 사람, 음악을 본능적으로 다가간 사람 모두 똑같이 느꼈다. '좋다'. 하지만 이진아의 무대는 뭔가 독특한 구석이 있다. 평이 그 노래를 더욱 완성시키는 느낌이랄까.
지난 15일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4'에서 이진아가 부른 '냠냠냠'은 공개 직후 음원차트를 휩쓸며 인기 몰이 중이다. 이날 생방송에 진출할 TOP10을 결정하는 'TOP10 결정전' 배틀 오디션이 펼쳐진 가운데 이진아는 다시금 주인공이 됐다.
'냠냠냠'은 맑지만 깊으면서 몽환적인 음색으로 듣는 이를 '어딘가로' 데려가는 이진아의 장기가 빛났다. 이별하고 난 뒤 슬픈 감정을 냠냠냠 먹어버리고 싶다는 뜻을 담은 가사는 기가 막혔다.

이진아 특유의 간지럽지만 동화같은 무대였다. 일정 부분 동요 같으면서도 전에 못 들어본 인디 음악처럼 신선한 느낌. 여기에 더해진 소녀 감성.
하지만 이진아의 노래가 호불호가 갈리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아 좋다~'라고까지는 못 느끼더라도 현 가요계 주류 시장에 완벽히 부합되는 노래는 아니기에 새로움은 충분히 느낄 법 하다.
이런 '불호'를 긍정적인 느낌으로 바꿔주는 것이 사실 심사 평이다. 이진아의 노래는 노래 후 뮤지션들의 평이 그것을 완성시키고 다른 각도에서 보게 하는 특징이 있다.
박진영의 심사가 가장 큰 몫을 했다. 그는 "오디션에서 나와선 안 되는 음악적 수준"이라며 "'냠냠냠' 한 곡에 화성학, 대위법, 리듬까지 음악이론의 반이 들어있다. 흑인 바하를 만난 기분이다. 이건 반칙이다"라고 극찬했다. 노래와 이진아가 한 건반 연주가 동시에 진행된 것 자체가 충격인 듯 했다.
이를 보다 쉽게 풀어준 이는 유희열이다. 유희열의 설명은 이런 박진영 평의 이해를 도왔다. 유희열은 "박진영 씨가 바하를 언급했던 것은 노래를 하면서 머리로 여러 숫자를 계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건 되게 어려운 것이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노래를 학문적으로 다가간 접근이다. 그러면서도 "수준 높지만 멜로디는 소녀가 부른 것 같다"라고 이진아 노래의 특성을 짚었다.
양현석은 이 날도 몇몇 참가자들을 두고 다른 심사위원들과 의견을 달리했는데, 이진아의 무대 뒤 다소 다른 시각의 평은 더욱 눈여겨볼 만 했다.
양현석은 "이진아 씨의 무대만 되면 (심사에서)소외되는 기분"이라고 눙을 친 뒤 우선 그의 가사 능력에 대해 칭찬했다. 진부한 것을 진부하지 않게 만드는 재능이 부럽다며 높은 점수를 줬다. 이어 "정말 독특하다. 인디에 계신 분들이 자기 색깔을 갖고 자기가 좋아서 음악하시는 분들 많다"라고 이진아의 '유니크함'을 인정하며 본격적인 심사를 시작했다.
 
양현석은 "하지만 내가 제작자이자 보니 내가 만든 음악이 좀 더 많은 사람이 공유하면 더 행복하지 않을까, 란 생각을 한다"라며 "아티스트의 음악성과 대중성을 같이 잡아야 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대중은 유희열, 박진영 씨처럼 디테일하게안 본다"라고 자신의 관점에서 이진아를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이진아를 독특한 아티스트로만 볼까봐 걱정인거다"라고 진심어린 조언을 해 줬다. "무대는 정말 독특하고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노래 한 곡을 두고 이토록 '깊은' 평이 나오기는 쉽지 않다. 이진아의 노래는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할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사실 이진아의 노래는 굉장히 쉽게 들리는데 이는 꾸밈없는 담백함에서 기인한 것 같다. 가사의 힘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화성학은 몰라도 '냠냠냠'은 좋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이진아의 노래에는 항상 뭔가 숨겨진 비밀이 있는 것 같아 보인다. 그 키는 심사위원들이 쥐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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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스타4'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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