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36)과 미치 탈보트(32)가 실전 경기를 앞두고 나란히 첫 라이브 투구를 가졌다. 결과는 합격점이었다.
일본 고치에서 1차 캠프를 마친 한화는 15일부터 오키나와로 옮겨 2차 캠프를 시작했다. 16일 첫 훈련은 오후 라이브 게임으로 진행됐고,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건 외국인 듀오 유먼과 탈보트였다. 두 투수 모두 처음 타자를 세워두고 던지는 라이브 투구를 통해 실전 점검을 마쳤다.
먼저 탈보트가 조인성과 호흡을 맞춰 던졌고, 바로 그 다음에 유먼이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유먼은 정범모와 배터리를 이뤘고, 뒤이어 탈보트가 정범모를 앉혀 놓고 공을 던졌다. 두 투수 모두 실전처럼 집중력을 갖고 투구했다. 바로 다음 등판부터 실전이기 때문에 집중도를 최대한 높였다.

탈보트는 직구 최고 구속은 142km에 그쳤지만 서클체인지업을 비롯해 다양한 변화구로 삼진을 거듭 뺏어냈다. 좌타자 상대로 과감한 몸쪽 승부도 돋보였다. 종종 제구가 안 돼 뒤로 빠진 공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있었다. 조인성도 "직구 컨트롤이 좋고, 변화구 움직임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유먼도 좋은 투구를 했다. 유먼은 최고 구속이 145km까지 나왔다. 슬로스타터 기질이 있는 그이지만 몸 상태를 최대한 끌어올렸다. 전반적으로 낮게 제구 되는 공으로 땅볼을 유도하는 맞혀 잡는 투구를 했다. 변화구보다는 직구 위주로 구위를 집중 점검했다. 포수 미트에 공이 힘 있게 꽂혔다.
김성근 감독 지시로 두 외국인 투수를 집중 관리하고 있는 박상열 투수코치는 "첫 라이브 투구치고는 괜찮았다. 유먼은 낮게 컨트롤이 잘 됐다. 탈보트도 변화구가 확실히 좋다"며 "두 선수 모두 몸을 잘 만들어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팀 상황을 알고 규율을 잘 따라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탈보트도 "마운드 상태가 물러서 높낮이 제구가 잘 되지 않았다"며 스스로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박상열 코치는 "한국의 마운드 상태는 괜찮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마음의 짐을 덜어줬다. 유먼도 투구 개수는 많지 않았지만 스스로 페이스를 조절하며 컨디션을 맞췄다.
김성근 감독은 고치 스프링캠프에서 "외국인 투수 2명은 베스트로 해주고 있다. 몸을 잘 만들고 있어 오키나와에서는 실전 투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날 투구 후에도 김 감독은 "워낙 커리어가 있는 투수들이라 점점 올라올 것이다"고 기대했다. 유먼과 탈보트가 성공적인 라이브 투구로 실전 등판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여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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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