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의 사랑’ 최우식이 흡인력 있는 연기로 호평 받고 있다. 순수한 호구의 애잔한 일상을 편안하게 그려나가는 최우식은 그가 아니면 다른 ‘호구’를 상상할 수 없게 하는 존재감을 발휘 중이다.
지난 16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 3회에서는 6개월 만에 도희(유이 분)와 재회한 호구(최우식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함께 여행을 떠나 크리스마스에 만나자는 약속을 한 도희를 애타게 기다리는 호구의 애잔한 모습이 시청자를 공감하게 했다.
이날 호구는 지하철에서 우연히 임신한 도희를 만났다. 호구는 도희가 연락을 끊었던 6개월 동안 결혼했다고 오해한 상황. 호구는 어렵게 입을 떼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고, 딱히 설명할 수 없던 도희는 그저 그것을 ‘운명’이라고 말해 호구의 오해를 더욱 키웠다. 호구는 끼리끼리 만나야 한다는 친구들의 말에 도희를 향한 마음을 포기하려 했지만, 아버지의 응원에 도희의 마음을 직접 확인하고 나섰다.

도희를 찾아간 호구는 “우리는 뭐였던 거냐”고 물었고, ‘썸을 좀 탔던 사이’라는 도희의 대답에 결국 폭발했다. 호구는 “야, 이 나쁜년아. 썸 타다가 엎어졌다고? 나는 너랑 그런 걸 한 게 아니야. 네가 6개월 넘게 사라졌어도, 아무 말 없이 결혼했어도, 이런 모습으로 나타났어도 너 미워한 적 한 번도 없어. 그런데 너 오늘 보니까 진짜 나쁜년이다”라고 소리친 것. 호구와 도희의 사이는 여기에서 끝나는 듯 했지만, 때마침 도희의 양수가 터져 그를 병원으로 옮기는 호구의 모습이 그려져 이들의 인연이 계속될 것을 알게 했다.
이 과정에서 최우식은 호구의 애잔한 감정을 고스란히 안방극장에 전달했다. 연애와 사랑에 서툰 호구로 분한 최우식은 사랑하는 도희에게 그런 마음을 내색조차 못하고 마음을 졸이는 ‘을’의 입장을 구구절절하게 표현해낸 것. 자신의 감정을 무시하는 것이 분명한 상대방에게 이유조차 묻지 못하는 불안한 마음은 지진이 난 듯 흔들리는 최우식의 섬세한 동공과 축 쳐진 어깨가 설명했다.
또 도희를 잊겠다며 술을 퍼마시고 엉망으로 취해 역대급 오징어 주사를 부리는 최우식의 모습은 사랑에 상처받고 술을 마신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공감할만한 장면으로 기억됐다. 또한 모든 게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도희에게 퍼붓던 최우식의 진짜 마음은 그가 1회부터 끌어온 호구의 캐릭터와 상황이 완벽하게 들어맞으면서 진정성 넘치는 대사로 가슴을 울렸고, 그의 사랑을 응원하게 했다.
한편 '호구의 사랑'은 연애기술 제로의 모태솔로 강호구(최우식 분)가 첫사랑이자 국가대표 수영여신 도도희(유이 분)와 재회한 뒤 복잡하게 얽히는 애정관계, 위험한 우정에 휘말리게 된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 코믹 로맨스 청춘물. tvN '이웃집 꽃미남'의 원작 웹툰 '나는 매일 그를 훔쳐본다'를 그린 유현숙 작가의 동명 웹툰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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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의 사랑’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