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 리그' 개막전부터 빅매치가 성사됐다. 대척점에 서있지만 서로 얽히고설킨 묘한 인연으로 연결됐다. 한화와 SK의 첫 연습경기에 야구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한화와 SK는 17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연습경기를 갖는다. 한화와 SK 모두 한국팀 상대 첫 경기라는 점에서 일종의 개막전과 같은 인상을 준다. 정규시즌도, 시범경기도 아니지만 대외 경기에서 처음으로 마주치는 만큼 기선제압의 의미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김성근 감독이 한화에서 첫 상대하는 한국 팀이 SK라는 게 흥미롭다. 김성근 감독은 2011년 8월 중도 퇴진하기 전까지 SK를 3차례 우승 포함 4년 연속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강력한 리더십과 용병술로 SK 왕조를 건설했지만, 물러나는 과정에서 상처를 입었다.

어느덧 4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SK에는 김성근 감독 시절 애제자들이 여전히 팀의 중심으로 서 있다. 에이스 김광현과 중심타자 최정은 SK를 대표하는 투타 간판이다. 정우람·채병룡·윤길현·정상호·박정권·나주환·김강민·조동화·박재상 등도 그대로 SK의 중심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성근 감독에게는 영광의 시절을 함께 한 제자들이지만 이제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최근 3년 연속 포함 6년 동안 5번이나 최하위에 그친 한화가 지금 당장 SK 전력에 비할 바 아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우승을 목표로 선언하며 연일 강도 높은 훈련으로 한화를 강하게 담금질하고 있다.
한화에는 SK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꽤 있다. 정근우와 송은범이 대표적이다. 정근우가 턱 골절로 조기 귀국했지만, 송은범·조인성·임경완·권용관이 SK에서 뛴 바 있다. 지도자로 첫 발을 뗀 김재현 타격코치도 SK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SK 시절 영광을 이끌었던 주요인물들이 한화 곳곳에 위치해있다.
SK는 신임 김용희 감독 체제에서 자율적인 훈련 분위기가 자리 잡았다. 단체 훈련은 오후 2시30분쯤 정리된다. 나머지 시간은 개인 자율훈련으로 채워진다. 오후 5시를 넘어 해질녘까지 코칭스태프 지휘아래 지옥의 훈련을 하는 한화와 대척점에 있다. 상반되는 준비 과정에 있어서도 맞대결은 더 흥미롭다.
SK는 지난 16일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연습경기를 3-2 승리로 장식하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한화는 고치 1차 캠프에서 일본 독립·프로팀에게 2승1패를 거두고 왔다. 김성근 감독을 중심으로 흥미로운 관계에 놓여 있는 한화-SK전을 시작으로 오키나와 리그도 본격적인 막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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