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희의 생애 첫 악역 변신이 눈길을 끈다. 신뢰감 넘치는 목소리와 외모로 늘 반듯한 역할만 맡았던 지진희가 치명적인 옴므파탈 매력을 지닌 악역 캐릭터로 연기 변신에 나선다.
지진희는 지난 16일 첫 방송된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블러드’에서 재욱 역으로 등장했다. 이날 지상(안재현 분)의 부모인 현서(류수영 분)와 선영(박주미 분)을 무참하게 살해하는 모습으로 섬뜩한 포스를 드러낸 지진희는 그간 보지 못했던 악한 표정과 서늘한 미소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철저히 자신의 목적을 위해 움직이는 뱀파이어로 분했기 때문에 지진희는 시종일관 어두운 기운을 풍겼다. “애매한 친구이기보다, 뚜렷한 적이 돼라”라는 말을 건네며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현서를 죽인 지진희는 자신의 수하들이 선영을 죽일 때에는 그릇된 욕망과 피를 연상하게 하는 와인 잔을 산산조각 내는 모습으로 선한 얼굴 뒤에 감춰진 그의 진짜 모습에 궁금증을 높였다.

최근 드라마에 등장하는 명분이 충분한 악역들은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하며 응원을 받기도 한다. 지난 연말에는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의 악녀 이유리가 ‘국민 악녀’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대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또한 악역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기 전까지 두 얼굴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로, 보다 입체적인 연기를 보여주며 극을 풍성하게 하기 때문에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이에 극중 젠틀함과 사교 능력을 갖춘 외면과는 달리, 욕망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잔혹한 내면을 갖고 있는 재욱 역으로 분한 지진희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누구든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옴므파탈로서 어두운 섹시미를 유감없이 발산할 지진희는 드라마 시작에 앞서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이 나올 것 같다. 섬뜩한 느낌을 잘 살리고 싶다. 굉장히 멋있을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잔뜩 높였다.
생명의 존귀함과 정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뱀파이어 외과의사의 성장 스토리를 담은 판타지 메디컬 드라마 ‘블러드’에서 지진희의 섹시한 매력이 극의 완성도를 책임지며 시청률을 견인할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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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