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술적으로 따진 200안타, 주인공은 누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2.17 06: 15

2014년 KBO 리그에서는 중요한 기록이 나왔다. 서건창(넥센)이 꿈의 단일시즌 200안타 고지를 밟으며 역사를 다시 썼다. 그렇다면 144경기로 확대되는 2015년에는 어떨까. 여전히 쉽지 않다는 결론이 나오는 가운데 ‘안타 제조기’들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서건창은 지난해 총 201개의 안타를 치며 KBO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200안타를 친 선수로 기록됐다. 비결은 감도 높은 방망이, 전 경기를 출전한 성실함, 그리고 넥센 타자들의 조력이었다. 서건창은 지난해 3할7푼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타격왕에 올랐다. 128경기에 모두 출전한 상황에서 이룬 기록이라 더 값어치가 컸다. 여기에 서건창은 넥센의 화끈한 타격 속에 많은 타석에 들어섰다. 서건창은 지난해 616타석을 소화했다. 2013년 최다인 최형우(삼성, 573타석)보다 40타석 이상 많았다.
신생팀 kt가 합류해 10구단 체제가 된 KBO 리그는 올해부터 경기수가 지난해(128경기)보다 16경기 늘어난다. 경기수가 많아진 만큼 안타수가 많아지고, 안타수가 많아지는 만큼 200안타를 달성하는 선수들이 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수치적으로 대입하면 여전히 쉽지 않은 대업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잘 쳐야 하고, 꾸준히 경기에 나서야 하며, 약간의 운도 필요하다.

144경기에서 200안타를 치려면 경기당 1.39개의 안타를 생산해야 한다. 보통 한 경기에 타석이 평균 4번 정도 돌아온다는 점을 생각하면 한 경기라도 무안타에 그칠 경우 목표는 확 멀어질 수 있다. 그리고 지난해를 기준으로, 경기당 1.39개 이상의 안타를 친 선수는 리그에서 딱 두 명이었다. 서건창(1.57개)과 손아섭(롯데, 1.43개)이었다.
두 선수는 올해 200안타를 때릴 수 있는 유력한 후보자로 손꼽힌다. 기본적으로 타격이 정교하고 내야안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포지션도 유리하다. 서건창은 넥센 부동의 리드오프다. 지난해 3번을 쳐 타석에서는 다소간 손해를 봤던 손아섭도 올해 리드오프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 선의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그 외 상위 타선에서 활약할 선수들도 건강을 유지한다면 도전할 만하다. 지난해 두산의 리드오프로 맹활약을 펼친 민병헌은 경기당 1.31개의 안타를 쳤다. 김주찬(KIA)은 건강이 관건이다. 김주찬은 지난해 3할4푼6리의 타율, 경기당 1.38개의 안타를 만들어냈으나 100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명기(SK)는 다크호스다. 시즌 중반 이후 SK의 붙박이 리드오프가 된 이명기는 지난해 2.77타수당 안타 1개씩을 만들었다. 서건창(2.70타수)과 큰 차이가 없다. 맞히는 능력이 뛰어나고 역시 빠른 발을 가지고 있어 주목된다. 풀타임 경험이 없다는 건 변수다.
중심타선에 위치하는 선수 중 200안타 선수가 나올지도 관심사다. 오히려 리드오프 200안타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장타력과 정교함을 모두 갖춘 최형우(삼성)와 김태균(한화)이 가장 유력한 후보다. 최형우는 지난해 경기당 1.35개의 안타, 김태균은 1.31개의 안타를 쳤다. 이들을 거르는 투수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단히 높은 수치다. 부상 없이 꾸준히 나선다면 역시 이 부분에서 경쟁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물론 예상은 예상이고 지난해 성적은 지난해 성적일 뿐이다. 144경기 체제로 체력적인 어려움을 겪어 오히려 페이스가 처질 수도 있다. 여기에 스트라이크존이 확대될 것으로 보여 타고투저 현황이 완화될 수도 있다. 경기수 확대에도 불구하고 200안타 고지는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을 이유다. 올해는 어떤 선수가 이 고지를 밟고 아래를 내려다볼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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