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빗슈, 박찬호-구로다 업적에 도전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2.17 06: 13

박찬호(42), 그리고 구로다 히로키(40)의 업적에 도전할 수 있을까. 아시아 출신 투수의 대장격인 다르빗슈 유(29, 텍사스)가 새로운 업적을 향한 징검다리에 도전한다.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가 그것인데 일단 이 기록을 4년으로 연장하고 봐야 한다.
2012년 텍사스에 입단한 다르빗슈는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며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선발투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어쩌면 ‘에이스’라는 이름이 허락된 유일한 아시아 출신 투수일 수도 있다. 첫 해 16승9패 평균자책점 3.90으로 연착륙에 성공한 다르빗슈는 2013년 13승9패 평균자책점 2.83로 호투하며 MLB가 주목하는 에이스가 됐다. 지난해에는 부상이 시달리면서도 기어이 10승(7패)을 채운 채 평균자책점 3.06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다르빗슈는 겨우 내내 탈이 났던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강하며 땀을 흘렸다. 일본에서 개인훈련을 했던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와는 달리 일찌감치 미국으로 건너가 조용한 시간을 보냈다. 차고를 개조해 웨이트 시설을 만들기도 하는 등 미국생활에 한결 여유가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무엇보다 부상을 털어냈다는 것이 긍정적이었다. 지난해 부상으로 아쉽게 좌절된 개막전 선발도 유력하다.

그렇다면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둘 수 있을까. 확률은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미 강력한 구위가 검증이 됐고 지난해 막판에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여론도 있다. 점차 몸에 이상이 생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큰 탈이 날 수도 있다’는 시각은 여전하다. 점점 더 집요해질 상대 타자들의 견제도 무시할 수 없다.
실제 일본투수들의 상당수가 그런 길을 밟았다. 1~2년차 때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다 3년차 이후부터 구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5인 로테이션의 빡빡한 일정 속에서 체력이 버티지 못하고 어딘가가 고장나는 일도 흔했다. 많은 일본의 대표투수들이 MLB 무대를 밟았지만 정작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이는 구로다 히로키(5년 연속, 2010~2014)가 유일하다. 오히려 구로다는 진출 3년차부터 지난해까지 5년을 내리 호투한 ‘거꾸로 케이스’다.
일본이 자랑하는 통산 123승의 투수 노모 히데오 역시 4년차였던 1998년에는 6승12패 평균자책점 4.92에 그쳤다. 직전 3년 동안 43승을 기록한 위용이 상당 부분 사라졌던 기억이 있다. 노모는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다시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며 날아올랐지만 2004년 4승11패 평균자책점 8.25로 추락한 뒤 다시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
아시아 선수로서 최장기간 두 자릿수 승수 기록은 구로다와 박찬호(1997~2001)가 가지고 있는 5년이다. 5년간 성적만 놓고 봤을 때는 15승 이상을 세 번이나 한 박찬호가 가장 화려하다고 볼 수 있다. 다르빗슈가 이런 아시아 출신 선배들의 기록에 도전하며 바야흐로 전성기를 열 수 있을까. FA를 향해 가는 상황에서 돈과도 연관이 있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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