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 국가대표 예능 선수의 탄생[Oh!쎈 초점]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2.23 10: 56

국가대표 선수 출신의 승부욕일까. 아이와 함께 출연한 육아 예능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서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흘리던 짠한 아빠부터, 운동 버라이어티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단연 돋보이는 족구 실력 등, 어디에서나 어떤 방식으로든 에이스의 자리를 선점하고야 마는 안정환이다. 
‘테리우스’로 불리던 시절이 야속할 정도로 푸근해진 외모가 이제는 더 익숙한 안정환은 특유의 반전 입담으로 예능프로그램의 웃음을 담당한다. 그가 무리하게 나서 웃음을 유발하려 하지 않지만, 그의 투덜거리는 말투는 선한 인상과 대비되며 자연스럽게 웃음을 안긴다. 현재 고정 출연하고 있는 KBS 2TV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의 족구편에서는 선수 출신의 뛰어난 운동 신경을 장착했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행동으로 강호동과 대립각을 세워 관전포인트를 제공한다.
안정환은 예능적인 모습을 이끌어내려는 강호동의 진행에 진땀을 흘리며 힘찬 파이팅을 외치다가도 “첫 방송 힘드네”라고 투덜거리거나, 깐족거리는 입담을 뽐내다가도 강호동의 호통에 금세 꼬리를 내리는 모습으로 웃음을 책임진다. 여기에 자신의 족구 실력에 열광하는 멤버들 앞에서 “예전에 공을 좀 찼다”고 말하는 시크한 매력은 덤이다.

안정환은 MBC 종영 예능프로그램 ‘일밤 아빠 어디가2’에 아들 리환이와 함께 출연하며 본격적인 예능 인생을 연 바 있다. 아들 리환이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에 여러 번 눈시울을 붉혔던 안정환은 친근한 매력을 무기로 ‘아빠 어디가2’의 중심에 섰던 것. 윤민수와는 과체중 커플, 김성주와는 월드컵 중계 커플로 캐릭터를 잡은 그는 입만 열면 웃음이 터지는 구수한 말솜씨를 선보였고, 아이들 앞에서 춤을 추며 애교를 떨 줄 아는 주책 삼촌으로 귀여운 매력까지 독점했다.
안정환은 국가대표 축구 선수였을 때부터 각종 인터뷰에서 반전 입담으로 그의 의외성을 엿보게 한 바 있다.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낸 2002년 월드컵 이후 진행된 한 방송 인터뷰에서, 징크스를 묻는 말에 방송에 적합하지 않은 단어를 사용했던 것. 당시만 해도 테리우스 미모를 유지하던 그의 반전 입담은 크게 화제를 모았다. 또 당시 인터뷰 자막이 방송에 적합한 표준어로 수정돼 송출되면서 웃음을 더했다.
이처럼 안정환은 축구면 축구, 방송이면 방송 등 어느 분야에서든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하는 대표 선수로 활약 중이다. 현재 본업인 해설가로 나설 때는 본인의 캐릭터를 살린 친근하고 편안한 해설로 시청률을 책임진다. 시청자들도 전문적인 해설과 다소 거리가 있는 안정환의 해설에 유독 관대하게 넘어가는 편이다. 시청자가 용인하는 센스 있는 입담에 운동선수 출신다운 지치지 않는 체력은 그 자체로 방송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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