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삼성)이 'AGAIN 2008'에 성공할까.
1998, 1999, 2004년 세 차례 구원왕에 오르는 등 특급 소방수로 군림했던 임창용은 2005년 10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이후 2년간의 활약은 미비했다. 수술 여파 때문이었다. 2006년 1승(평균 자책점 4.50), 2007년 5승 7패 3홀드(평균 자책점 4.90)에 머물렀다.
임창용은 돌연 일본 무대 진출을 선언했다. 가슴 뛰는 삶을 살기 위해서였다. "인생의 황금기는 한 번이 아니라고 들었다. 정체된 나를 깨우고 싶었다"는 임창용은 2007년 12월 야쿠르트와 3년간 연봉 1500만엔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안정적인 국내 생활을 포기하고 신인 최저연봉 수준의 헐값 계약이었다. 임창용은 일본 무대 진출 첫해 33세이브(평균 자책점 3.00)를 거두며 센트럴리그의 특급 소방수로 급부상했다. 그는 일본 무대에서 5년간 활약하면서 128세이브를 거두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만끽했다.
2012년 6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던 임창용은 2012년 12월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맺었다. 루키 리그부터 트리플 A까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온 그는 2013년 9월 메이저리그 승격의 기회를 얻었다. 아쉽게도 기대했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메이저리그 재도전 대신 국내 무대 복귀를 선택한 임창용은 지난해 31세이브를 거뒀지만 평균 자책점이 5.84로 높았고 9차례 블론 세이브를 범하며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받았다. 그러다 보니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소방수를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도 끊임없이 제기됐다.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선수단을 지원 중인 구단의 한 관계자는 "임창용이 수술을 받은 지 3년째가 되는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2008년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임창용 또한 "괌에서부터 차근차근 몸도 잘 만들어왔고 시즌에 맞춰 몸을 만들어도 되기 때문에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 올리고 있다"면서 "작년에는 컨디션도 좋지 않았는데 급하게 몸을 만들다 보니 안 좋았다. 이제는 여유가 있는 만큼 천천히 하나씩 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은퇴 전에 구원왕 한 번 해보고 싶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임창용이 정규 시즌과 한국시리즈에서 정말 잘해줬다. 임창용이 있고 없고 전력차는 엄청나다"고 한결같은 믿음을 보냈다.
7년 전 보란듯이 명예 회복에 성공했던 임창용이 올 시즌 제3의 전성기를 선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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