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를 이탈하고 중국 독자 활동에 나선 크리스와 루한이 결국 현지 CCTV 최고 인기프로그램 '춘제완후이(이하 춘완)'에 출연하지 못하게 됐다. SM엔터테인먼트의 법적 대응이 카운터펀치가 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CCTV는 지난 17일 '춘완'의 공식 큐시트를 공개하고, 두 사람이 출연하지 못하게 됐음을 확인 했다. 이번 출연 무산이 주는 충격은 적지 않다. 중국 대표적인 인기 프로그램 출연에 제동이 걸린 것이기 때문. 이들이 '춘완'에 출연한다는 것은 SM을 떠나고도 중국에서 '최고' 대접을 받는다는 것을 공고히하는 일이기도 했는데, 이게 역시 쉽지 않은 일임이 확실해지기도 했다.
더구나 이번 일이 SM의 강력 대처 이후 처음 중국 방송국이 내놓은 입장이라는 점에서, 향후 다른 방송 활동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적지 않다. 크리스와 루한으로서는, 굉장히 불리한 전례를 쓴 셈이다.

물론 CCTV의 이같은 결정이 오로지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과의 분쟁 때문이라고 보긴 어렵다. SM엔터테인먼트가 한국 최대 규모의 연예기획사라 하더라도, 수억명 규모의 시청자 수를 자랑하는 CCTV가 '몸을 사릴' 영향력이라고 보긴 어렵기 때문. CCTV는 공식적으로 두 사람의 분쟁 관련 입장을 전혀 내보이지 않은 상태다.
다만 SM의 강경한 대처가 향후 두 사람의 전속 계약과 관련해 복잡한 사안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인정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두 사람은 엑소 활동을 잘 진행하다가 돌연 중국으로 행적을 '감춘' 상태로, 엄밀히 말하면 엑소 탈퇴나 전속계약 해지에 대해 전혀 합의를 보지 않은 상태다. 그동안 가요계는 멤버들의 이같은 '먹튀'에 두 손놓고 당할 수밖에 없었고, 중국 연예매니지먼트 업계 역시 한경을 두 팔로 감싸안으면서 이를 방조하고 있었는데 이번 크리스-루한의 출연 불발 사건은 중국의 달라진 태도를 시사한다고 볼 수 있는 것.
한경의 '새' 소속사이자 중국의 최대 매니지먼트 회사인 위에화 역시 한국과의 공동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하게 됐는데, 한경이 뒤늦게 SM에 감사 표시를 하는 등의 제스처를 취하는 등 새삼 달라진 태도를 확인할 수 있기도 했다.
SM은 중국 상해 법원 및 홍콩 법원에 루한 및 루한의 향후 연예활동 관련 조직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는 중. 여전히 복잡한 법률 문제로 SM이 완전히 유리하다고 볼 순 없지만, 국내에서 맺은 전속계약을 해외에서도 인정받도록 하는 노력이 단순히 '제스쳐'에 불과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소송에는 해외 멤버들을 다수 보유한 다른 연예기획사들의 관심도 쏠려있는 상태. 이들 중 상당수는 크리스 사태 이후 '먹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중국 멤버 관련 프로젝트를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데, 최근 중국 업계의 달라진 태도가 신뢰관계 회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매우 환영하고 있기도 하다.
이탈 멤버들은 SM의 '노예계약' 등을 언급하며 역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적어도 국내에서는 먹히지 않고 있는 분위기. 계속되는 음원시장 위축과 예전 같지 않은 K-POP 붐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가요계 및 국내 정서는 "그렇게 잘 먹고 잘사는 노예가 어디있냐"는 반응이다.
향후 두 사람의 연예활동은 꾸준히 이슈를 모을 전망. 잘돼도, 잘 안돼도 SM을 논외로 할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SM은 엑소의 컴백을 앞두고 공개한 영상에서 2개의 구슬이 방황하며 길을 못찾는 모양을 형상화, 두 멤버에 대한 복잡한 심정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바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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