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청순주의보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5.02.19 11: 51

다른 듯 비슷한 듯, 가요계의 청춘 코드는 언제까지 통할까.
청순 걸그룹의 활약이 두드러진 요즘이다. 최근 청군 걸그룹 대표주자로 꼽히고 있는 에이핑크가 지난 연말을 뜨겁게 장식한데 이어, 신인 그룹들 역시 대부분 청순을 무기로 내세웠다. 이처럼 비슷한 콘셉트와 이미지로 이어지는 모습은 자칫 부작용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에이핑크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곡 'LUV'로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음악방송 1위 올킬은 물론, 걸그룹으로서는 드물게 단독콘서트를 개최하면서 입지를 더욱 탄탄히 했다. 에이핑크의 청순 콘셉트가 어느 때보다 빛을 본 시기였다.

데뷔 때부터 줄곧 청순 콘셉트를 고수해온 에이핑크지만, 줄곧 같은 모습이 아닌 적절한 변주를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사랑스러운 소녀에서 성숙한 여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차근차근 밟았고, 한 가지 콘셉트라도 이를 지루하지 않게 표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에이핑크의 경우처럼 같은 청순 콘셉트지만 적절한 변화는 꼭 필요하다. 한 달에 서너 팀씩 신인이 데뷔하고 있는 요즘, 청순이라는 자극 없는 콘셉트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그룹만의 색깔과 정체성을 확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 중론이다.
지난달 데뷔한 신인 걸그룹 여자친구의 경우 에이핑크처럼 청순 콘셉트를 내세웠지만, 더불어 '건강한 여고생'이미지를 양념으로 사용하면서 최근 데뷔한 신인그룹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불러 모으고 있다.
여자친구는 기본적으로 청순한 소녀의 모습을 콘셉트로 삼았지만, 에이핑크처럼 여자보다는 평균나이 18.1세의 여고생에 가까운 모습이다. 짧은 주름치마와 발차기 안무 등을 넣어서 건강하고 풋풋한 여고생의 느낌을 강조했다. 청순 콘셉트 속에서도 '소녀 감성'이라는 여자친구만의 길을 걷고 있는 것.
그런가하면 지난해 11월 데뷔, 컴백을 앞두고 있는 걸그룹 러블리즈의 경우 정통 청순을 노선으로 택했다. 이름에서 풍기는 이미지처럼 사랑스럽고 '살랑살랑한' 청순 콘셉트다.
러블리즈 역시 에이핑크처럼 그룹 이름에서부터 정체성을 확실히 했다. 데뷔곡 '캔디 젤리 러브(Candy Jelly Love)'가 청순과 발랄을 동시에 담고 있는 것처럼, 이번 컴백에서도 처음 정했던 노선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계획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청순 콘셉트의 걸그룹은 희소성이 있고 판타지를 심어준다. 청순 걸그룹의 최고의 강점은 때론 남자 아이돌의 팬덤과 견줄 수 있을 정도의 화력을 자랑한다는 것이다. 또 상대적으로 섹시 걸그룹보다 수명이 길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무리 인기 많은 걸그룹이라고 해도 한 가지 콘셉트만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많은 걸그룹들이 데뷔 때와 달리 섹시 등으로 노선을 변경하는 것도 콘셉트의 한계를 느끼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에이핑크의 경우는 보기 드문 성공 케이스지만, 청순이든 섹시든 한 가지 콘셉트를 고수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그 안에서 적절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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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큐브, 울림엔터테인먼트, 쏘스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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