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불문 내용불문, 로봇하면 장수원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5.02.20 12: 46

젝스키스 출신으로 제이워크로 재기에 성공했었고, 이제는 추억으로 남을 법했던 장수원. 그가 뜬금없이 로봇의 대명사가 될 줄은 누구도 몰랐다.
이제 대중은 로봇하면 장수원을 떠올린다. 또한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와 비슷한 대사가 등장하거나, 로봇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만들어진다고 하면 바로 장수원과 연결시키게 됐다. 로봇 연기 한방이 이토록 큰 파장을 불러오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다.
전설의 시작은 지난 2013년 9월이었다. 그는 KBS 2TV '사랑과 전쟁'의 아이돌특집에 출연해 걸스데이 유라와 호흡을 맞췄다. 아이돌의 연기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이 다수였던 당시, '사랑과 전쟁' 아이돌 특집은 큰 이슈거리였지만 논란거리이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장수원이 나타났다. 오랜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이슈와 논란을 접목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그의 '발연기'는 로봇 연기로 지칭됐고, 장수원은 로봇 이미지로 '사랑과 전쟁'을 넘어선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었다.

실로 그가 로봇연기라는 무기로 활약한 곳은 다양하다. tvN '미생물'과 같은 드라마에서부터 각종 예능프로그램까지. 로봇 장수원이 필요한 곳은 장르 불문, 내용 불문이었다.
장수원은 로봇의 힘을 빌어 광고시장까지 진출했다. 그는 지난 11일 방송된 SBS '한밤의 TV연예'에서 "CF를 8~9편 찍었다"며 전성기임을 공개했다. 실제로 장수원은 어수룩한 눈빛, 말투로 여러 광고 모델로 얼굴을 비추고 있다. 광고 또한 한결같다. 장르 불문, 내용 불문의 광고가 장수원을 상품의 얼굴로 기용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그가 '사랑과 전쟁'에 출연한 지 벌써 1년 5개월이 지났음에도 그는 여전히 '핫'하다는 점이다. 그는 설 연휴 후 방송되는 KBS 2TV 예능프로그램 '투명인간'에 카라 구하라와 함께 게스트로 등장할 예정이며, 지난 10일 방송된 KBS 쿨FM '이현우의 음악앨범'에서는 이현우로부터 "국내 최초 로봇 연기, 영혼 없고 감정 없는 역할 한 번 어때요? 우리 같이 깐느 가야죠"라는 제안을 들어 화제를 모았다. 여전히 로봇의 전성시대다.
그런 가운데 장수원의 연기가 늘고 있다는 장난기 가득한 지적들도 이어지고 있다. 로봇처럼 연기해야만 하는 장수원에겐, 어떤 연기자도 이해 못할 고충이다. 물론 이에 대한 장수원의 고민도 있다. 언제까지 로봇 장수원으로만 살 수 없는 노릇이기 떄문. 그는 최근 엠넷 '4가지쇼'에서 "사실 내가 그 사건 이후 뭘 해도 어색하게 보이는 것 같다"며 "로봇 이미지를 깨야하는데 쉽지 않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싫든 좋든, 어찌됐든 장수원은 로븟의 대명사다. 그는 단 한번의 방송으로 유행어를 만들어냈고, 연예가에 유일무이한 로봇으로 활약을 이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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