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바람을 일으켜라.
KIA 좌완투수 임기준(24)이 마운드에서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7일 오키나와 나고시영구장에서 열린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해 4회까지 탈삼진 7개를 곁들여 3피안타 3볼넷 2실점으로 막았다. 계속되는 투수들의 부진을 말끔하게 씻어낸 호투였다.
1회는 다소 긴장한 탓인지 제구위가 아니었다. 1사후 볼넷을 내주고 2사후 우익수 옆 2루타를 맞고 선제점을 허용했다. 2회에서도 다니구치에게 바람이 작용한 좌월 솔로홈런을 맞고 2실점했다. 그러나 이후 4회까지 11타자를 상대로 볼넷과 1안타만 내주고 6개의 탈삼진을 곁들인 호투를 펼치고 내려왔다.

그러나 초반 실점했지만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인 승부를 펼치면서 니혼햄 타선을 막아내는데 성공했다. 직구, 커브, 슬라이더, 투심, 포크를 모두 사용했다. 투구수는 71개로 다소 많았다. 직구 최고구속은 141km를 찍었다. 실전을 거듭하면서 구위는 더욱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즌 중에는 140km대 중반까지는 능히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 선발투수 괴물 오타니 쇼헤이(21)는 3이닝을 6탈삼진 1볼넷 무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했지만 임기준의 호투가 빛바랜 것은 아니었다. 김기태 감독과 이대진 투수코치가 오키나와 실전에서 찾고 또 찾는 새 얼굴 후보의 잠재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현재 오키나와 본진은 박성호, 고영창, 임기준, 최현정, 박상옥, 홍건희, 이준영(신인), 김명찬(신인)에서 1군용 전력을 찾고 있다. 일본 구단과의 앞선 2경기에서 젊은 투수들을 내보냈지만 2경기에서 30점을 내주며 혹독한 신고식을 하고 있다. 어쩌면 분위기가 가라 앉을 수도 있었지만 임기준이 호투하면서 반전을 일으키는데 성공했다.
김기태 감독도 임기준의 호투가 반가웠던 모양이다. 그는 "임기준이 잘 해줬다. 1회 볼넷이 실점으로 이어졌고, 2회 홈런을 맞았으나 이후 괜찮았다. 홈런도 바람을 좀 탔다”며 “앞으로 투구수를 늘려가며 계속 등판할 것이다. 계속 좋은 모습을 기대해보겠다”고 말했다.
임기준은 선발투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설령 선발이 아니더라도 미들맨으로 커다란 역할을 기대받고 있다. 입대전에는 제구력에 커다란 문제를 갖고 있었지만 지난 2년 동안 경찰청에서 뛰면서 기량이 급성장했다. 더욱이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력까지 좋아지고 있어 기대감이 크다. 무엇보다 마운드에서 자신감 있는 투구가 인상적이었다.
임기준은 “경찰청 2년차에 선발투수로 풀시즌을 소화했다. 하지만 아직 보직이 결정 안 됐다. 나가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젊고 유망한 군필 투수라는 점에서 KIA 마운드의 미래이다. 새 얼굴 임기준이 희망을 안겨주기 시작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