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플레이오프를 뚫고 예정된 '죽음의 조'에 합류했다. 남은 것은 복수혈전의 드라마를 쓰는 일뿐이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플레이오프 3라운드 하노이 T&T(베트남)와 경기서 7-0 완승을 거두고 ACL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문제는 H조의 구성원이다. 서울이 합류한 H조에는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 그리고 J리그 3위팀인 가시마 앤틀러스(일본)가 속해있다. 서울에는 팀 하나하나가 익숙하다.

광저우는 서울에 있어 두 말할 필요가 없는 악연의 대상이다. 2013 ACL 결승전 당시 서울은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지휘하는 광저우와 홈 앤드 어웨이로 치러진 두 경기서 연달아 무승부를 거두고도 원정 다득점 원칙으로 인해 우승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치열한 신경전과 광저우 원정 당시 극성팬들의 홈 텃세는 '덤'이었다.
지난시즌 ACL에서 내심 광저우에 설욕을 꿈꿨던 서울은 또 하나의 악연,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에 가로막혀 우승은커녕 4강에서 물러나야했다. 올해 ACL 8강에서 광저우를 꺾고 올라온 웨스턴 시드니는 4강에서 서울을 꺾고 결승에 진출,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을 제압하고 호주팀으로는 처음으로 ACL 우승을 차지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ACL에서 아픈 기억을 연달아 안겨준 두 팀이 H조에 배정되면서, 서울로서는 의미가 각별한 조 편성이 되고 말았다. 플레이오프에서 압도적인 공격력을 선보이며 조별리그에 합류한 서울은 2013, 2014 ACL 챔피언이자 중요한 길목마다 서울의 발목을 잡은 두 팀을 상대로 '복수혈전'을 치를 기회를 얻게 됐다.
ACL 챔피언 두 팀, 그리고 J리그의 강자 가시마 앤틀러스와 함께 조별리그를 치르게 된 서울은 두말할 나위 없는 '죽음의 조'에 속했다. 그러나 모두가 죽음의 조라 이야기하더라도 서울의 목표는 확고하다. 조별리그에서 악연의 상대들을 제압하고 보란듯이 16강에 진출하는 것이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토너먼트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조별리그에서 강적들을 만나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다. 하노이전 완승으로 '무공해 축구'에 대한 자신감을 심은 서울은 이제 25일, 중국 광저우 톈허스타디움으로 날아가 2013년의 복수를 위해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조별리그 첫 경기 '리턴매치'를 치른다.
costball@osen.co.kr
서울월드컵경기장=백승철 기자 baik@osen.co.kr